전 씨름 선수, 층간 소음 다툼 이웃 1시간에 160회 주먹질 숨지게 해···형량은?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10 19:51
의견
0
층간소음으로 오랜 갈등을 빚어오던 이웃을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전경호)는 10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2)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20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어오던 피해자 A 씨와 범행 당일 자택 인근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다가 뺨을 먼저 맞자 주먹을 휘둘렀다. 이 주먹질에 A 씨는 숨졌다.
검찰은 A 씨에게 “1시간 동안 구타 횟수가 160회가 넘는 잔혹한 범죄로, 범행 의도가 살인에 가깝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데려다주면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행이었고, 평소 피해자가 지병을 앓고 있어 사망의 원인이 폭행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혈 기능 장애를 갖고 있지만 장시간의 폭행으로 광범의한 출혈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폭행과 사망의 인관 관계가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전직 씨름 선수로 건강한 체격과 상당한 체력을 보유한 피고인인 가해 당시 사망이라는 결과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이 녹화된 현장 영상이 확보되기 전까지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범행 수법과 결과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중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의 체질적 요인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