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12년 만에 최고 기록…빵·과자값 또 올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14 23:20 | 최종 수정 2023.04.16 05:13 의견 0

밀가루, 식용유 가격이 올라서 식품 물가가 다 오르는 가운데 설탕 가격도 올랐다. 설탕의 국제가격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빵이나 과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4.2% 올라 상승폭이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9.1% 올라 여전히 강세였는데, 특히 빵, 과자는 두 자릿수 상승했다.

사탕수수 수확 모습

지난해 말 이후 제과업체들이 밀가루, 식용유 등 원가 인상 요인을 본격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한 탓이다.

설탕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백설탕 선물 가격은 1톤당 7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 530달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넉 달 만에 30% 넘게 뛰었다. 12년 만에 최고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에서 이상 고온과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하자, 자국 수요를 먼저 맞추기 위해 2년째 설탕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태국과 중국 등도 기후 영향으로 설탕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유엔 집계 결과, 지난달 곡물과 유제품, 유지류 가격은 모두 하락했는데, 설탕 가격만 2개월째 오름세다.

결국 설탕이 빵과 과자 등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슈거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미리 제당 회사와 가격 협상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설탕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당장 설탕값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설탕을 많이 쓰는 식품업계엔 부담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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