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인하 8월까지 연장…월평균 2만 5000원 경감
휘발유 25%, 경유 37% 인하
중국발 국제유가 폭등 선제 대응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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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8 21:43 | 최종 수정 2023.04.2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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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말 예정된 유류세 인하 종료 시점을 4개월 더 연장했다. 세수 증가보다는 당장의 물가 잠재우기를 택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다음 달 종료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는 8월 말까지 현행 휘발유 25%, 경유·LPG 부탄은 37% 인하 폭을 유지하게 됐다.
휘발유는 인하 전 세율 대비 리터(ℓ)당 205원, 경유 212원, LPG 부탄 73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4개월간 ℓ당 연비 10km 승용차로 하루평균 40km를 주행하면 월 2만 5000원(휘발유 기준)의 유류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유류세 인하율 확대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5주 연속 내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주 전보다 55.8원 내린 ℓ당 1881.9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평균가가 ℓ당 18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둘째 주 이후 5개월 만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해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휘발유 판매가는 전주보다 30.2원 오른 ℓ당 1631.1원을 기록했다.
만일 유류세 인하를 종료했을 때 휘발유 값은 1800원대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고 어렵게 잡은 4%대 물가가 다시 5%대로 오를 우려가 커진다.
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오는 5월부터 감산에 돌입한다는 소식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우선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 물가 안정화에 집중하고 인하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완충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장으로 추가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교통세는 유류세 인하 폭이 상반기 20%에서 하반기 37%로 확대되면서 11조 1164억원에 그쳤다. 전년 실적과 비교하면 33%(5조4820억원) 줄었다.
올해는 휘발유 인하 폭이 25%로 축소됐지만 경유·LPG 인하 폭이 37%로 유지돼 세입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편 올해 전반적인 세수 여건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 2월 기준 국세수입은 106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 7000억원 적었다.
3월부터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걷어도 20조원가량의 결손이 발생한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0조 9000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보다 10조 9000억원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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