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백병원 문 닫을듯…20년간 누적적자 1700억원 부담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05 20:25 의견 0

서울 중구 마른내로에 위치한 인제대 부속 서울 백병원이 경영난 끝에 폐원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지 83년 만이다.

5일 인제대 백병원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백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진데는 수도권에 대형 병원이 잇따랐고 도심 공동화로 병원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서울 중구 도심에 있는 서울 백백원 건물. 백병원 제공

백인제 박사가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을 개원했었고, 지금의 서울백병원은 1975년 완공됐다.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대회 지정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7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2년까지 20여년간 적자를 거듭했다. 적자 폭은 해마다 커졌고 2022년에는 161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까지 누적 적자는 1745억원에 달해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제학원은 그동안 서울백병원이 재단 본원으로 상징성이 커 어떻게든 지켜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 경영정상화TF팀을 7년째 운영하고 시설도 개선했으나 경영난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팀은 최근 "의료 관련 사업은 추진이 불가능해 폐원이 최선이며 병원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거나 매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직원들도 병원 운영 정상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TFT가 운영되는 동안 고통받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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