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벽걸이 에어컨 45년간 무탈하고서 LG전자에 기증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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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3 18:29 | 최종 수정 2023.07.0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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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국내 첫 출시한 벽걸이 에어컨이 가정에서 45년 동안 고장 없이 사용되다가 명예퇴직해 LG전자 품으로 돌아갔다.
경북 경주에서 거주하는 홍연무-문희선 씨 부부는 최근 1979년 구입해 45년간 고장 없이 사용해온 벽걸이 에어컨 ‘GA-100SP’를 LG전자에 기증했다.
기증한 제품은 국내 최초로 에어컨 실외기를 분리, 본체만 벽에 거는 벽걸이형이다.
당시 국내 에어컨 시장은 실외기와 본체가 붙어있는 창문형 에어컨이 주류여서 벽걸이 에어컨의 시판은 혁신이었다. 무엇보다 실외기와 바람이 나오는 본체가 분리되어 떨어져 있어 소음이 월등히 적었다.
에어컨 설치 위치가 창문이 아닌 점도 시장의 반응은 좋았다. 당시 주택은 단열효과가 좋지 않아 에어컨을 창문에 설치하면 틈새로 외부의 더운 공기가 들어오고, 실내의 시원한 공기가 유출됐다.
따라서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하면 창문 틈새를 통해 여름엔 뜨거운 공기가 스며들고, 겨울엔 찬바람이 들어오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었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최초 벽걸이 에어컨 GA-100SP를 확보하면서 보유 중인 1968년 출시 국내 첫 창문형 에어컨 ‘GA-111’, 1983년 출시된 국내 첫 스탠드 에어컨 ‘GA-025’ 등 ‘최초 에어컨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LG전자는 다양한 형태의 최초 에어컨들을 경기 이천 LG인화원과 경남 창원 연구소 등에 전시하고 방문객들에게 LG전자 에어컨의 앞선 기술력을 입증하는 유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품을 기증한 홍연무 씨는 "지난 1979년 봄에 여름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며 공부해야 할 어린 자녀들을 생각해서 벽걸이 에어컨을 구매했다"면서 "45년 동안 고장 한번 없이 온 가족의 여름을 시원하게 해준 LG전자 에어컨을 대견하게 생각해왔고 사료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기증했다"고 말했다.
기증을 알린 홍 씨의 큰 아들인 홍재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는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에 처음으로 에어컨이 설치된 방에서 동생과 뜀뛰며 기뻐했다"면서 "LG전자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 속에서 부모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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