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에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머리를 숙였다.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내건 '국토 균형 발전'과 '글로벌 중추 외교' 목표는 계속해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범정부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당선인 시절 고맙게도 우리 기업들이 함께 하겠다고 참여해 주셔서 1년 반 동안 정말 아쉬움 없이 뛰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개최된 주프랑스 대한민국대사관 주최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 행사에서 각국 관계자들에게 2030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어 "저 역시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 십 개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해왔습니다만 민관에서 접촉하며 저희들이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치 실패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윤 대통령은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제가 이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 과정의 의미도 다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게 아니라 서울과 부산 두 개 축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글로벌 중추 외교라는 비전 하에 책임 있는 기여는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도 철저하게 추진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준비한 자료와 경험, 자산을 사우디에 충분히 지원해 사우디가 2030년에 성공적인 엑스포를 개최하도록 도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치전을) 총지휘하고 책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께 실망시켜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것은 제 부족함"이라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