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부의 명소로 자리잡은 강서구 마곡 서울식물원에 있는 3마리의 곰 조형물이 5월 중 철거된다.
7일 서울시와 서울식물원에 따르면 한 민원인은 서울식물원에 "식물원 내(숲문화학교 놀이터)에 있는 곰 가족 조형물이 서울시의 다둥이 가정 정책과 맞지 않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 조형물은 식물원 내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곰 가족(아빠·엄마·아기)이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 초록색 인조잔디를 입혔다.
서울 강서구 서을식물원에 설치돼 있는 곰 가족 조형물. 정기홍 기자
서울 강서구 서을식물원에 설치돼 있는 곰 가족 조형물. 정기홍 기자
민원인 A 씨는 “현 세대는 저출산으로 국가 및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곰 5마리(아기 곰 3마리)로 조성해야 국가 정책에도 맞고 보고 자라는 아이들도 형제가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그만 것부터 개선해야 현 세대에 뿌리박힌 저출산 의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식물원은 “해당 조형물을 철거한다”고 답했다.
서울식물원은 “귀하의 말씀대로 저출산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원에서도 다둥이 가족의 입장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안내했다.
식물원은 “이 같은 취지에서 곰 조형물 또한 그 의미를 담아 설치 및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식물원은 다만 “귀하의 요청대로 아기 곰 3마리를 추가 설치하기에는 현재 피복된 인조 잔디가 탈락되는 등 노후가 심하며, 놀이공간 앞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이 오르는 등 놀이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안전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안에 있는 ‘곰 세 마리’ 조형물. SBS
식물원은 "현재 상태로 적절하지 않으며 우선 철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돼 이달 중 철거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저출산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