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새벽 김문수 자당의 대선 후보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 8~9일 진행한 당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같이 결정을 내렸다.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는 10일 0시를 전후로 숨가쁘게 진행됐다.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0시를 기해 열렸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문수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절차까지 오전에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전날 오후 8시께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동시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캠프 실무자 간 단일화 협상도 국회에서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첫 협상은 양측이 단일화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이견으로 시작한 지 23분 만에 중단됐다.

김 후보 측은 국민여론조사 100%와 역선택 방지조항 배제를 요구했으나, 한 후보 측은 국민의힘 경선 룰인 '당원 50%·국민여론조사 50%'와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요구하면서다.

당 지도부는 이날 0시를 양측의 단일화 협상 데드라인으로 지정해두고, 의원총회를 열어둔 채 협상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차 협상이 결렬된 뒤 의총에서는 '대선 후보 재선출 결정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위임'하는 안건이 찬반 표결에 부쳐져 참석한 64명 의원 중 찬성 60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양측의 협상이 불발될 경우 지도부가 곧바로 교체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비대위에 후보 재선출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총의를 모은 것이다.

1차 협상이 종료된 지 1시간 30여분 후인 오후 10시 30분 양측은 다시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지만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약 40분 만에 2차 실무협상도 결국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당 지도부는 협상 데드라인으로 잡았던 이날 0시가 되자 즉각 비대위 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동시에 열어 후보 재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가 단일화 협상 불발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해왔던 탓에 협상 최종 결렬이 확실시되자마자 속전속결로 후보 재선출 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비대위와 선관위는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순차적으로 의결했다.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 취소를 알리는 공고와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냈다.

한 후보는 오전 3시 30분께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책임당원이 됐다고 발표했다.

10일 새벽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공고된 김문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 취소 공고 및 한덕수 후보 등록 공고문.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김문수 후보의 대선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를 단독으로 등록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한 후보가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 후보자등록신청서, 자기소개서, 세금 납부 및 체납증명에 관한 현황서 등 제출 서류는 32건이었다.

후보 재선출 관련 안건 의결을 위해 이날 0시께부터 열린 비대위 회의는 오전 4시 40분이 돼서야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한다.

국민의힘은 ARS 조사에서 후보 변경 찬성 의견이 과반일 경우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 후보를 추인할지 다시 묻고, 비대위와 선관위를 열어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