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생체정보 막 수집 못 한다"···EU, 세계 첫 'AI 규제법' 합의
미국 주도 생성형 AI 행보에 제동 걸어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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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9 18:02 | 최종 수정 2023.12.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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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태동기에 들어선 AI(인공지능) 활용 기술의 범용을 규제하고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만든다. AI 규제법 마련은 세계 최초다. 유럽은 규제가 초기 단계인 미국과 달리 피해 해소 법률 마련 등 규제를 주도해왔다.
AP통신 등은 8일(현지 시각) EU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 EU 27국 대표는 이날 장시간 회의 끝에 ‘AI 규제법(The AI Act)’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합의안은 AI 기술 위험을 4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규정을 어긴 기업에는 벌금을 부과한다.
미국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등 대규모 언어모델은 규제하되 국가 안보와 법 집행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는 예외 조항으로 뒀다.
가장 강한 등급인 ‘용인할 수 없는(unacceptable) 위험’의 경우 ▲정치·종교적인 신념 ▲성적(性的) 지향 ▲인종 등을 기준으로 안면인식 DB를 구축하기 위해 인터넷은 물론 보안 영상에서 생체정보 수집을 못하게 했다.
또 AI 기술을 채택한 교육기관의 입학, 기업의 채용에서 편향된 판단이 내려지지 않도록 감시 체제를 갖추도록 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생성 AI가 만든 이미지와 영상, 문장엔 ‘AI에 의한 콘텐츠’라고 의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EU는 다만 사법당국의 인신매매 피해자 수색, 테러 위협 예방, 살인·강간 등 범죄 용의자 추적 때 안면인식을 허용하는 등 일부 예외 조항을 뒀다.
이번 합의로 앞으로 EU에서 사업을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의료 장비기업 등 고위험 기술을 선보일 기업은 AI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엄격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3500만 유로(약 500억 원)나 세계 시장에서의 매출 7%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1년 4월 AI 규제 법안 초안을 발의했었다.
당시 보안 초안에는 챗GPT 등에 쓰이는 범용 AI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이후 새로운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내용이 많이 수정됐다.
하지만 아직 ‘AI 규제법(The AI Act)’ 최종 합의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자국의 이익에 따른 이해 관계가 엇갈려 세부 사항 논의는 지금도 막후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오는 2026년엔 규제가 완전히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법안이 유럽 의회와 회원국들의 공식 승인을 거쳐 발효되면 AI 규제 관련 기관을 창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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