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사단장 무혐의에… 박정훈 전 수사단장, 강력 반발
"여단장 송치 이유 임성근에도 적용해야"
포7대대장도 "증거 차고 넘쳐" 비판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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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8 16:57 | 최종 수정 2024.07.0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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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지 않자, 임 전 사단장 혐의를 경찰에 이첩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수사 결과를 비판하며 특별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도경찰청은 8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여단장과 대대장 2명, 본부중대장, 본부중대 수색조장, 포병여단 군수과장 등 6명의 혐의만 인정하고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구조작업 당시 해병대 포병여단의 작전통제권을 육군 50사단장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직권남용 무혐의) ▲해병1사단장의 주의의무 위반과 채 상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업무상 과실치사 무혐의) 등을 들어 임 전 사단장은 불송치했다.
이에 박 대령 변호인단은 이날 "경북경찰청이 임 전 사단장을 송치하지 않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경찰은 해병 7여단장(대령)이 예하 대대장의 수색지침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등의 이유로 여단장을 송치했다"며 "이 논리는 사단장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의 바둑판식 수색정찰 지시가 수중수색을 전제로 한 게 아니라는것과 가슴장화는 실종자 수색이 아니라 수해 복구 작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또 수중수색 지시에 관여한 혐의로 송치된 이 모 전 포7대대장(중령) 측도 경찰의 결론을 비판했다.
이 중령 측은 "경찰의 결론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카카오톡·녹취·진술 등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임 전 사단장이 주장한 내용을 그대로 베낀 내용에 불과하다. 특검이 필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해 7월 말 채 모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면서 임 전 사단장 등 8명의 혐의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려 했으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박 전 수사단장 측은 지난해 8월 2일 이 지시를 어기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당일 경찰로부터 조사 기록을 회수했다.
이에 명령 불복종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 전 장관 지시로 재검토에 착수한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해 8월 24일 수중수색을 직접 지시한 대대장 2명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다 인정된다는 취지로 사고가 발생한 경북경찰에 사건을 다시 이첩했다.
이 사건의 수사권은 경찰에게만 있고 해병대는 조사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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