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 "동원 가능 자금 800억 원…티몬-위메프에 다 쓸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정기홍 승인 2024.07.30 20:31 | 최종 수정 2024.07.31 17:22 의견 0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티몬·위메프의 모기업 큐텐그룹이 사태 해결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이 추산한 미정산액 규모가 25일 기준으로 티몬 1280억 원, 위메프 854억 원 등 최소 2134억 원에 이르러 턱없는 수준이다. 정산기간이 도래하지 않은 6~7월 정산액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이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 원”이라며 “바로 이 부분(티몬·위메프 정산)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구영배 큐텐 대표

구 대표가 밝힌 800억 원을 모두 투입해도 금융 당국 추산 미정산액 규모의 37.5%에 불과하다. 전액을 투입할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다.

구 대표는 이날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회사에 투입하겠다”며 “2주 동안 (지분을) 담보로 해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이날 큐텐이 지난 2월 23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위시'의 인수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의 정산대금 일부가 활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위시를) 2300억 원으로 인수했지만 현금으로 들어간 자금은 400억 원이고 (판매 대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달 내에 상환했다”고 해명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판매 대금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재무조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자금경색으로 판매대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입점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 판매를 계속해 왔다”며 “의도된 사기행위이며 구 대표는 굉장히 비열한 기업인”이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본인의 주식을 팔거나 담보를 해서 수습을 하겠다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고의부도, 폰지사기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서 “티몬·위메프에 1조 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가 있고 큐텐 자금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강한 불법 흔적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 놓은 상태이고 주요 대상자에 대한 출국금지 등 강력 조치를 요청했다”고 했다.

이 원장은 “(구 대표의) 선의를 가급적 신뢰해야겠지만 최근 저희와의 관계상에서 보여준 행동이나 언행을 볼 때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다”며 “말에 대한 신뢰를 못해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 리스트가 확정되면 일주일 내로 총 2000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을) 시행하겠다”며 “중진공 자금은 직접 대출, 소진공 자금은 은행을 통해 대출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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