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지난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실 전 선임행정관(현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사퇴 요구가 본격화 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대통령실 내에서도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튜브 ‘서울의 소리’ 기자에게 당시 한 후보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국민들은 보안 의식, 공적 의식이 형편 없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거기에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김 전 행정관의 감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김 감사가 버티면 용산이 비호하는 것처럼 보여 당정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김 감사는 “(공격 사주 논란과 감사직은) 별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3일 “전직 행정관을 상대로 감찰을 할 수도 없고 공공기관 임원직에 사퇴를 강요하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자진 사퇴를 권유한다고 하면 그걸 또 문제 삼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론이 하루사이에 급격히 좋지 않자 4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전 행정관이 녹취록 파문에 대해 사과와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런 파문을 일으킨 상황에서 공직을 맡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국민의힘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행정관이 좌파 성향의 한 유튜브 매체인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한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한 녹취 내용이 지난 2일 터져나왔다. 이 통화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13일 전인 7월 10일 이뤄졌다.
김 전 행정관은 모두 합쳐 이 기자와 총 5시간을 통화했다.
김 전 행정관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지난 4·10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 직권으로 여론조사 당비를 이용해 자신의 대선인지도 여론조사를 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소리'가 그 내용을 보도하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며 "기업으로 따지면 횡령"이라고 말했다.
'서울의소리'는 이 통화 이틀 뒤 한 대표의 '당비 횡령 유용 의혹' 기사를 보도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과 이재명의 구도에서 자연스럽게 여론조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행정관은 또 4·10총선 때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공천을 놓고 검사 출신 친윤 실세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과의 경쟁에서 밀린 후 "얘(이원모)를 돕고, 여사(김건희) 쪽에 보험 들어 공기업 사장이 되든, 용산에서 다시 비서관을 하든지"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하자 "어디 공기업이라도 가서 연봉 잘 받으면서 다음 대권에 누가 나올 건지 예의 주시해서 거기에 올라탄다든지 방법을 찾아야지"라고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이어 서울보증 감사 취임을 며칠 앞둔 8월 "상근감사는 2인자일지라도 사장이 뭐라 못 한다. 그냥 만고땡(편하다는 뜻의 비속어)이야. G80 제네시스 나오고, 운전기사, 비서 하나 생기고"라고 말했다.
감사위원직은 급여와 법인카드 등을 합쳐 연 3억 원 정도를 받는다.
그는 이어 "(감사직은) 내가 선택했지. 찍어가지고. 다른 자리는 (임기가) 2년인데, 3년이니까. 3년이면 우리 정부 때까지 다 있는 거지"라는 말도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일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 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어 고소나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명예훼손과 전당대회여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한 대표의 지지층도 '해임 탄원'을 시작했다.
한 대표 팬클럽인 '위드후니' 운영자는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에게 보내는 해임 탄원서에서 "정부와 여당을 수렁에 빠뜨리는 공작을 벌인 김대남은 아직도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고자 발버둥 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유튜버와 사적 통화를 나누며 대통령실의 내밀한 내용을 유출하고, 여당 당 대표 후보에 대한 저격 활동에만 골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대남은 임기 3년간 최소 9억 원에서 최대 12억 원까지 챙기게 된다"며 "전문성조차 의심될만한 인물인 김대남이 어떻게 이런 자리에 갔는지 놀라울 뿐이다. 서울보증보험의 모든 총괄 책임을 가지고 있는 이명순 대표는 즉각 김대남을 해임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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