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홈플러스 김광일 "메리츠 2500억 상환, 매각금 확보로 문제 없다"
홈플러스 서울 강서구 가양점 전경. 정기홍 기자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4일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400억원 상환을 마쳤다"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의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법원에서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해 준 덕분에 현재 빠르게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기준 현금시재가 약 1천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사와 임대점주들께 지불할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거듭 변제를 약속했다.
조 사장은 또 "협력사와 임대점주들이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전날 기준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유지율은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몰 99.9%, 물류 100%, 도급사 100% 등 나머지 부분들은 회생절차 개시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지난 4일 회생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 영업 실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영업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실적 지표를 보인다"며 "4일 이후 한 주 동안의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고 고객 수도 5% 증가하는 등 회생절차와는 상관 없이 좋은 성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조 사장은 실적 개선과 관련해 "2022년 선보인 식품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점포의 매출 증가, 온라인부문의 성장, 멤버십 회원 수가 1천100만명을 초과하는 등 고객 기반이 많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지속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조 사장은 앞으로 정상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양해와 도움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기는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분들의 채권을 우선순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가 꼭 필요하다"며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1999년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고 옛 까르푸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오다 2015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넘어갔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7조2천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천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가량 빚을 갚았다. 그러나 내수 경기 침체와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과 경쟁 심화 등으로 유동성이 악화하면서 지속 운영이 어려워졌다.
특히 홈플러스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는 경상 설비투자(CAPEX), 임차료(리스부채 원리금 상환 포함), 자본 비용 등 자금 지출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납품업체의 선택에 따라 한두 달 뒤 대금을 지급해주기로 하면서 정산 지연 이자를 주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잔여 계약기간 모든 임차료를 계상한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금융부채가 약 2조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은 4조7천억원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회생 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 조정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홈플러스는 부채비율이 지난 1월 말 기준 462%로 1년 전보다 1천506%포인트 개선되고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2억원으로 2.8% 신장했다고 강조했다. 회생결정이 이뤄지면 금융채권 등이 유예돼 금융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현금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뤄지는 유통업 특성상 한두 달 동안 1천억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