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또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완규 전 법제처장

마은혁 전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함상훈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형사소송법 권위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학동기이지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계엄을 하면서도 (국무위원들과) 상의 한 번 안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덕수 권한대행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작년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균형 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현안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국론 분열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자 하였습니다. 헌법과 법률이 미처 정해 놓지 못한 사항은 헌정사의 전례를 참고하여 현명한 선인들의 판단을 따르고자 하였고,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가 대한민국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합의하는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하고 간곡하게 호소하였습니다.

이후 저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후임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진 두 분을 먼저 임명하였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에 복귀한 지금, 저는 세 가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면서, 산불 피해와 통상 전쟁을 다 같이 돌파할 해법을 찾고, 차기 대선 과정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해 나갈 책임입니다.

그동안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과 관련하여 저는 오늘, 다음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였습니다.

우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하였습니다.

이 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되어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 추경 준비, 통상 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습니다.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 재판관님과 두 분의 합류를 통해, 헌법재판소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헌정 질서의 보루라는 본연의 사명을 중단 없이 다 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오늘 내린 결정은 그동안 제가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 원로 등 수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입니다. 저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저는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