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시인인 윤후명 작가가 8일 79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1946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 용산고,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입학 면접시험에서 철학과 지망 이유를 묻자 "시를 쓰려고요"라고 답했다고 전한다.

윤후명 작가. 서정시학·연세대 공식 블로그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첫 등단은 시로 했다.

지난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본명인 윤상규로 응모한 시 '빙하의 새'가 당선돼 등단했다.

이후 1969년에는 강은교·김형영·박건한 작가와 함께 시 동인지 '70년대'를 만들었다.

1977년에는 첫 시집인 ‘명궁’을 출간했다. 시집으로는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쇠물닭의 책', '강릉 별빛' 등이 있다.

소설가로는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소설 '산역'이 당선되면서 알려졌다. 필명 윤후명으로 응모했다.

1980년에는 이문열·김원우·이외수·김상렬 작가와 함께 소설 동인지 '작가'를 창간했다.

대표 소설로는 '강릉', '둔황의 사랑', '협궤열차', '하얀 배' 등이 있다.

고인은 1994년 소설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를 통해 제39회 현대문학상을, 1995년에는 소설 '햐얀 배'로 제19회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작고한 이어령 문학평론가가 "시와 소설 중 한 가지만 쓰라"고 충고하자 시를 접고 줄곧 소설을 썼다. 하지만 나중엔 시도 쓰고 소설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윤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맞은 2017년 자신의 단편·중편·장편 소설을 모은 '윤후명 소설전집'(전12권)을 완간했다. 또 같은 해 이평재·김종광·방현희·최옥정 작가 등과 함께 세월호 추모문학 공동 소설집인 '숨어버린 사람들'을 출간했다.

2023년엔 작품성을 인정 받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고인은 2000년대 초반 경기 파주시의 '헤이리 예술마을' 조성에 참여해 그의 이름을 딴 갤러리 '후명원'도 지었다.

고인은 생전에 "작가가 쓰는 것은 결국 한 권의 책이다. 몇 권을 쓰든 어떻게 변주가 되고 다른 형태로 바뀌든 그건 결국 고향의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였다"고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영숙 씨, 자녀 윤하나내린·하나차린·하나그린 씨가 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은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