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힌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 후보에 대해 어떤 지지 선언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선거 막판 유권자들의 점검과 판단 시간 부족을 노린 선거 행태란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 국제협력단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저스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해 "1일(현지 시각) 로저스 회장이 이메일을 보내 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직격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짐 로저스 회장이 지난 2019년 펴낸 책의 표지. 그는 당시 이 책에서 "앞으로 10~20년간 한반도의 통일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로저스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이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가진 ‘매력적인 투자처’라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의 대대적인 홍보와 관련해 “내 이름이 이렇게 부정확하게 사용되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나는 한국의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로저스는 이어 "몇 년 전 간단한 만남을 가진 폴 송(송경호 평양과학기술대 교수)이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는 지인 등이 이에 대해 묻자 주변에 “이건 엽기적인 일이다. 나는 한국의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며 “(기자회견을 주도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을 알지 못하고 이런 일이 한국에서 벌어지다니 슬픈 일”이라고 개탄했다고 전해졌다.

민주당이 로저스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로저스의 지지 선언을 들었다”며 “그는 평화와 미래에 투자하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이사장은 페이스북에서 “로저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며 “선의를 선의로 이해하지 못하는 허구를 넘어설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