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상설특검 임명 다음 날인 18일 김정욱 대한변협회장, 쿠팡 상무이자 대한변협 간부인 A 씨와 오찬 회동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협회장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위원이고, 쿠팡은 수사 대상이다. 서 의원 측은 “쿠팡 임원이 아니라 변협 관계자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월 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국회방송

A 씨는 민주당 보좌관 출신인 변호사로 변협 정무이사를 맡고 있다.

사 사람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2시간 넘게 했다.

이 사실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도중 보좌진에게 관련 내용을 휴대전화로 보고받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알려졌다.

보좌진이 김 원내대표에게 보여준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상설특검 추천 기관 중 한 곳인 대한변협과 법사위 중진 의원이 수사 대상인 쿠팡과 오찬” “부적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날 출범한 상설특검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한다.

상설특검을 추진해온 여당 법사위원과 특검 후보 추천위원인 변협회장, 특검 수사 대상인 쿠팡 임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상설특검은 올해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수사한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이 수사팀에 압력을 넣어 불기소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수사한다. 수사 책임자였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압을 폭로해 사건이 공론화됐다.

변협회장은 국회의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김 협회장은 이번 상설특검 후보 추천에 직접 관여했다.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안권섭·박경춘 변호사를 특검 후보자로 추천했고,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안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했다.

A 씨는 지난달 쿠팡으로 이직해 사회 공헌 업무를 담당하다가 특검 수사 대상인 쿠팡이 자신으로 인해 특검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해 충돌 우려가 제기되자 2주 전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교 의원실은 “변협회장, 변협 관계자와 오찬한 것이고, 쿠팡 상무와 오찬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