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를 들이받고 좌초된 것은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해경 초기 수사에서 확인됐다.

지난 19일 밤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모습. 목포해경

20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탓에 여객선과 무인도 간 충돌이 발생했다.

당시 항해 책임자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 항법 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선박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고, 무인도 돌진으로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고 한다.

해당 항로는 선원 중 1등 항해사가 운항하는 구간이다. 이 순간 선장도 조타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첫 사고 신고자도 1등 항해사로 확인됐다.

해경은 “목포로 입항하기 위해서는 족도에 이르기 전 약 90도에 가깝게 변침을 해야 하는데, 그 시점이 늦어지면서 족도에 부딪쳤다”는 1등 항해사 진술을 확보했다.

사고 발생 지점인 장산도 인근 해상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에 속한다.

협수로에서는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해 통상 선박은 자동 항법 장치에 의존해 운항하지 않는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드러난 만큼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오후 4시 45분 제주에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 16분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했다.

좌초 당시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한 승객 27명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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