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건축 스타일서 힌트 얻었나?"···꼭대기에서 아래로 지은 이색 빌딩 미국 '익스체인지 타워' 완공 앞둬
'안전·비용 절감·공기 단축' 장점
임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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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3 17:51 | 최종 수정 2023.02.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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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빌딩 건축은 아래층에서부터 한 층씩 쌓아 올리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활용한다. 하지만 거꾸로 꼭대기 층에서 아래로 채워간 미국의 한 빌딩이 완공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한옥을 지을 때 기둥을 먼저 세우고 서까래를 가로지르는 건축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
시공사인 호주의 바튼 맬로(Barton malow)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시에 있는 16층(63m)의 '익스체인지 타워'는 지난해 5월 453t의 지붕을 올린 뒤 아래로 하나씩 층을 채워가는 하향식 공법(Top-down)을 활용해 건물 외관을 완성했다. '리프트빌드(Liftbuild)'공법이라고도 한다.
이 업체는 지상에서 '각 층'을 만들어 들어올린 뒤 중심 기둥에 고정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각 층의 무게는 500t에 달해 사고 예방을 위해 아주 천천히(시속 6~9m) 들어올렸다.
이처럼 색다른 공법으로 시공한 이유는 건축 부지가 모노레일 운행 구간에 바로 인접해있어 타워크레인을 활용한 기존 공법으로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만 마지막 남은 지상 1~2층은 기존 공법으로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 빌딩은 곧 완공돼 올해 여름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이 공법이 ▲추락 방지 ▲비용 절감 ▲공사 기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안전의 경우 모든 층을 일단 지상에서 만든 뒤 올라가기 때문에 고층 작업 때 발생할 수 있는 자재나 노동자의 추락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또 기존 공법보다 작업자를 10~20% 적게 투입하고, 공사 기간은 최대 50%까지 단축할 수 있다. 시공사는 "공사를 위해 크레인을 타고 올라가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일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무거운 층별 바닥판을 들어올려야 해 실수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1987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비슷한 공법을 활용해 아파트를 짓다가 공사 중 건물이 붕괴해 2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시공사인 '보튼 맬로'는 "35년 만의 재도전인 만큼 이 공사를 위해 4년 동안 안전성 연구를 거쳤고,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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