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놓고 ‘1조 쩐의 전쟁’ 벌이던 하이브-카카오 전격 합의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3.11 18:40 | 최종 수정 2023.03.11 18:41 의견 0

K팝의 원조 기획사인 SM엔터의 경영권을 놓고 '1조원대의 머니게임'을 벌이던 하이브와 카카오가 더 이상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오는 31일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확보를 위해 물러섬 없는 ‘쩐의 전쟁’을 벌여왔다.

11일 엔트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10일 타협점을 찾았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SM엔터를 독식하지 않는 구조로 합의됐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곧 이 사실을 발표한다.

하이브와 카카오는 최근 1조원대의 쩐의 전쟁을 벌여 화제를 몰았다.

하이브는 SM엔터 지분 25%를 공개매수하기로 했지만 1%에도 못 미치는 못하자 카카오는 곧바로 반격해 지난 7일 "오는 26일까지 SM 주식의 35%를 주당 15만원에 매수하겠다"고 공시했었다.

SM엔터는 카카오의 공개매수 발표 직후 16만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 주가는 하락해 15만원 밑으로 내려왔다. 10일(금요일) SM엔터의 주가는 4.58% 하락한 14만 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양 측의 이 같은 합의에 월요일 장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 같은 합의는 머니게임이 서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엔터 업계에서는 SM엔터의 주가가 15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카카오 측이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에 더 높은 가격에 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며 금융 당국에 고발해 시세 조정이 개입됐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대기업과 대형기획사 간의 진흙탕 싸움이 정작 K팝 붐의 근간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강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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