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불법 방영 ‘누누티비’, 경찰 수사에도 무신경 왜?
해외 서버 불법 복제 사이트
불법 알고 시청했다면 처벌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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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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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영상 콘텐츠들을 불법 유통하는 ‘누누티비’ 수사에 나섰지만 ‘더 글로리’ ‘나는 신이다’ 등 최근 화제 영상물을 버젓이 올리며 영업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불법 복제 사이트 누누티비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사이트 메인 서버가 해외에 있어 수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누누티비는 지난 3월 KBS, MBC, JTBC, 티빙, 웨이브, 제작스튜디오 SLL 등 영상물을 무단 도용당한 업체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들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꾸려 누누티비의 저작권 침해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세계 최대 불법 복제 대응 조직인 ‘ACE’를 통해 누누티비에 대응하고 있다.
누누티비는 도미니카 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고 밝힌 불법 복제 사이트다. 별도의 연령 인증이나 가입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고화질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방송국과 OTT 등 저작권자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지 않은 영상들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와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등이 유명세를 타자 누누티비를 통해 해당 콘텐츠를 불법 시청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누누티비 접속량도 크게 늘었다.
이 사이트에서 ‘더 글로리’ 마지막 회를 조회한 수는 15일 오전까지 4일 만에 400만을 넘었다. 누누티비는 홈페이지 하단에는 “해외에 설립된 무료 OTT 서비스”라고 기재돼 있다. 접속이 차단될 경우에 대비해 우회 프로그램 설치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누누티비 막지말라” “막히기 전에 다 봐야지”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 김모씨(25)는 “친구들이랑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해서 월 4500원 정도 내고 있는데 누누티비로 공짜로 본다는 사람들을 보고 ‘그럼 나는 왜 돈 내고 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경환 변호사(법무법인 민후)는 “불법 유통 콘텐츠라는 것을 인식하고 시청했다면 저작권법상 전송권 침해가 되며 법리상 누누티비 운영자와 공범이 될 수 있다”며 “K 컬쳐가 올바르게 성장하려면 콘텐츠에 기꺼이 비용 지불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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