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정부, 가상화폐 테라 권도형 체포 하루만에 기소…한미, 송환 나서
미국, 권도형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 기소
한국선 7개 혐의 적용
미국선 형사형 면해도 엄청난 벌금 불가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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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21:43 | 최종 수정 2023.03.25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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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폭락 사태로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당국에 기소됐다.
한국과 미국 당국이 각각 권 대표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가운데,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송환될 국가와 시기가 정해진다.
24일(현지 시간) AFT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은 이날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체포한 권 대표와 관계사인 차이코퍼레이션 한 모 전 대표 등 2명을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전날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 적발된 지 하루 만이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24일 권 대표를 법정에 출석시켜 한국과 미국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대해 송환 여부를 심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국 법무부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몬테네그로 당국에 요청했다.
다만 몬테네그로 당국이 미국 등 권 대표 수사를 진행하는 국가에게 신병을 인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국제법은 피의자를 체포한 나라에서 송환할 국가를 결정하게 돼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 법무부가 23일(현지 시간) 권 대표의 미국 송환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지난 20일 하원에 제출한 연례 ‘대통령 경제보고서’를 통해 “(테라와 루나는) 신속자금 이체(fast payment)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에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당국도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 경찰은 800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피소된 권 대표에 대해 지난달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권 대표를 우리 사법 관할권 안에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과도 권 대표의 송환 등을 두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몬테네그로 당국이 범죄인 인도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재판을 하면 국내 송환까지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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