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방울토마토' 원인은 토마틴(Tomatine) 성분···"쓴맛 나면 먹지 마세요"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3.30 21:50 | 최종 수정 2023.03.31 14:58 의견 0

정부가 최근 방울토마토를 먹은 뒤 나타난 구토와 복통 증상과 관련, 덜 익은 토마토에 존재하는 '토마틴(Tomatine) 성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 달 새 방울토마토를 먹은 뒤 구토 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긴급 조사에 나섰고, 충남 일대에서 재배되는 신종 품종에서 나온 '토마틴' 성분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합동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방울토마토 섭취 시 쓴맛이 느껴지는 경우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최근 한 달 새 올라온 방울토마토 섭취 후 구토했다는 글. 네이버 카페 캡처

전문가들은 "구토 원인이 특정 품종(국내 품종 등록번호 HS2106)의 토마토가 수확 전 숙성 단계에서 낮은 온도에 노출돼 식물의 자기보호 물질인 토마틴이 많이 생성됐고, 익은 후에도 이 성분이 남아 쓴맛과 구토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특정 품종 이외의 토마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충남농업기술원은 해당 품종 수확기인 1월 하순에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약 3도가량 낮아 토마토가 저온에서 생장하면서 토마틴이 생성된 것으로 보았다.

현재까지 식중독 발병과 인과관계가 있는 특정 토마토의 재배 농가는 3개 농가이며, 이 중 1개 농가는 이미 해당 토마토를 폐기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나머지 2개 농가에 일시적 출하제한 조치 및 자진 회수를 권고했다. 향후 정밀검사 결과 일반 토마토와 차이가 없다는 증거가 확보되면 출하를 재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3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공급된 방울토마토를 먹은 일부 어린이가 구토와 복통을 호소한 식중독 의심 신고를 조사 결과 잔류농약 등 일반적인 식중독 원인과는 인과관계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유통경로를 추적한 결과 해당 토마토는 모두 HS2106 단일 품종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토마토를 먹은 뒤 1시간 이내에 구토와 복통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쉽게 회복된다"면서 "구토나 설사를 억제하는 약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다만 섭취량이 많거나 증상이 심하면 바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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