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올해 성장률 1.3%, 성장보다 안정에 중점"

기존 전망 0.4%포인트 하향 조정, 정부 전망치 밑돌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09 18:26 | 최종 수정 2023.05.10 03:19 의견 0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제시한 예상치보다 낮은 1.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9일 '2023년 수정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했던 성장률 전망(1.6%)보다 낮다.

금융연은 금리인상 국면에서 대면 경제활동 확대로 민간소비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겠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연간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 2.5%로 역성장을 예상했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정보기술(IT) 수요 급감과 경기위축 우려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세계 교역·운송서비스 수요 둔화,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영향 제약 등으로 총수출 증가율은 0.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총수입은 에너지 수입 지속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유려했다.

이로 인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반도체 등 수출 감소와 에너지 등 수입 수요가 지속되면서 183억 달러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을 찾으면서 연간 3.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물가가 높았지만 최근의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원화 환율 변동성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국고채(3년물) 평균 금리는 3.1%로 전년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연초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연준이 다소 완화적인 입장을 보이며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금융연은 대내 경기여건을 고려할 때 국고채 금리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연중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과 국고채 발행량 감소로 수급 여건이 개선된다고 예측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와 외국인자금 유출입 등은 불안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지난해 1292원에서 올해 1306원으로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로 경상수지 적자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고 미국 은행권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확실성 등으로 상방 압력 커질 것을 들었다.

금융연은 다만 향후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 지수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인 하락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금융연은 "앞으로 거시경제 정책은 성장보다 안정을 우선하고 금융불안이 실물부문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연은 “기업·가계의 건전성 제고, 코로나19 기간 중 누적된 위험요인 제거 등 경제 안정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금융부문의 위험 확대가 유사시 신용 경색 등으로 실물 경제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금융상황과 비상대응체계 상시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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