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아시아나 승객, 착륙 2분전 250m 상공서 비상문 열어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26 16:14 | 최종 수정 2023.05.26 21:45 의견 0

26일 낮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2분전, 250m 상공에서 한 승객이 여객기 비상문을 여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착륙 직전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추락한 승객은 없었고, 여객기는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해 낮 12시 45분쯤 대구공항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 여객기 OZ8124편에서 30대 승객이 문을 힘껏 잡아 열었다.

이 여객기에는 194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천만다행으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학생 등 12명이 과호흡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여객기의 열린 문으로 바람이 세차게 들어와 내부 좌석받이 천이 휘날리고 있다. KBS 뉴스 유튜브 캡처

이 여객기에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 선수단의 초·중학생들도 타고 있었다. 이들 일부는 대구공항 도착 직후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오후 1시 5분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오후 1시 12분쯤 도착해 현장을 수습했다.

국토부 항공실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착륙 2~3분 전인 낮 12시 45분쯤 250m 높이에서 일부 비상구가 열렸다. 이 비상구 좌석에 앉은 30대 남성 승객이 힘을 줘 문을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찰청은 이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그는 "실수로 장치를 잘못 건드려 문이 열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압 차로 인해 문이 열리지 않아야 하는데 착륙 직전이라 기압이 낮아지며 (문이) 열렸다”며 “이 비상문은 승무원이 없는 쪽으로 모든 비상구 옆에 승무원이 앉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비행 중에 비상문이 열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바다 위 또는 활주로에 동체 착륙 등 불시착을 때 기장이 'safety lock'을 해제해야 이어 승무원이 수동 레버를 90도 돌려 문을 여는 걸로 안다. 착지도 하지 않은 출구가 열렸다니 이상하다"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다른 네티즌은 "불안하다. 마약 먹은 게 아닌가? 마약 처벌이 미약하니까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네"라고 불안해 했다.

국토부는 “경찰 조사와 별개로 항공사를 통해 사고 경위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예정”이라며 “(문을 연 남성 승객은) 경찰 조사 후 항공안정법과 항공보안법 등 관련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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