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3%···6월 2%대 가능성
5월 상승률 19개월래?최저···인플레?둔화 확연
작년 석유류·축산물 가격 폭등 기저효과 영향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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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4:06 | 최종 수정 2023.06.0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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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로 1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 폭등의 원인이던 석유류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요지부동이던 근원물가도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따라서 6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물가목표치인 2%대로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일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대로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김웅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을 하다가 연말쯤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 둔화는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의 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영향을 줬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8.0% 내리면서 지난 2020년 5월(18.7% 하락)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영향률은 -0.99%포인트로 전달보다 줄면서 인플레이션 진정세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달 축산물 가격 상승률도 전월 대비 3.5%로, 1년 전의 8.6%보다 크게 하락했다.
특히 최근 움직임이 없던 근원물가(根源物價·주변 환경에 덜 민감한 물품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물가)가 소폭이지만 하락세로 전환돼 향후 인플레이션 진정세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근원물가 지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4월 4.0%에서 5월 3.9%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둔화 속에서도 근원물가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4.0%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10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물가의 기조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섬유 제품을 중심으로 상품 가격 오름폭이 확대됐으나 집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개인서비스물가 상승폭이 줄면서 소폭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비해 더디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돼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월(3.9%)과 4월(3.7%), 5월(3.5%) 등 3개월 연속 하락해 3% 중반대로 내려왔다.
한편 한은은 지난달 25일 수정 경제 전망치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은 3.5%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0%에서 3.3%로 오히려 0.3%포인트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까지 물가가 3% 내외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확신이 생겼지만 3%에서 2%로 내려갈 것이냐에 대해선 확신이 줄었다"며 "근원물가는 서비스업 개선으로 비용 전가 등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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