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수능평가원장 사임 “6월 모의고사평가 책임…심려 끼쳐 죄송”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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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21:04 | 최종 수정 2023.06.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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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및 6월·9월 모의평가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이규민 원장이 1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내린 지 4일만이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 이는 2024학년도 수능의 안정적인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며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25년 2월까지였다. 그의 사임은 최근 수능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지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방안과 진행 상황을 보고 받으며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지난 3월부터 했지만 이달 1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도 일부 문항이 교과 과정을 벗어난 곳에서 출제되자 교육부는 대학입시를 총괄하는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국장급)을 대기발령 하고 후임에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몇 달간) 대통령도 장관도 하명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건 강력한 이권 카르텔의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사교육 산업과 교육 당국 간의 카르텔은 교육 질서의 왜곡이자 학생들에 대한 기회의 균등을 깨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총리실과 합동으로 교육평가원 감사도 예고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과 과정 밖에서 출제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등에 대한 감사가 집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킬러 문항과 관련해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갖고 장난치는 것”,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 하고 불공정한 행태”라고 지적하며 수능과 내신 등 입시 전반에서 이를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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