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출발 못하게"...승객들, 지하철 승강장 틈새 낀 아이 구했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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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7 18:41 | 최종 수정 2023.08.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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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열차에서 내리던 4살 남자아이가 승강장 틈 사이에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승객들의 도움으로 20초 만에 구조됐다. 승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온몸으로 양쪽 문에서 버텄다.
사고는 27일 오후 1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일어났다. 대화 방면으로 가던 열차가 해당 역에 멈춰서고 문이 열린 뒤 하차하던 A(4) 군이 열차와 승강장 사이 폭 약 20㎝ 틈에 온몸이 빠졌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에 함께 있던 A 군의 엄마는 비명을 질렀고 순간 주변 승객들이 나섰다.
승객들은 먼저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도록 온몸으로 양쪽 문을 막았다. 이어 A 군이 빠진 틈 안으로 손을 뻗어 아이를 잡았고 그대로 끌어 올렸다. 20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 목격자는 “지하철이 멈추고 문이 열렸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려 흉기 난동인 줄 알고 당황했다”며 당시 다급했던 분위기를 설명했다.
충무로역 측은 상황이 수습된 것을 확인하고 약 5분 만에 지하철 운행을 재개했다.
승강장 끼임 사고에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선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당시엔 한 지체장애인 승객이 하차 도중 승강장 틈에 다리가 끼었고, 이를 본 다른 승객과 역사 안 시민 30여 명이 구령에 맞춰 열차를 밀었다. 약 10분 만에 구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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