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전 두산 회장은 지금 경차에 고무줄 바지 입고 도시락 배달 중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9.08 18:39 | 최종 수정 2023.09.08 22:47 의견 0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경차 앞에서 고무줄 바지를 입고, 장갑을 낀 편안한 모습으로 근황을 알렸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21년 두산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냈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아의 경차 '레이' 앞에서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자신의 경차를 ‘대한민국에서 만든 자동차 중 최고’라고 자랑했다.

박용만 전 회장이 경차 '레이'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 '같이 있는 길'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페이스북

레이에 관해 “골목길이 비좁고 주차도 아주 어려운 동네를 다녀도 걱정이 없다. 주방서 만든 반찬을 배달하려고 레이를 탈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형차지만 실내가 워낙 넓고 천정이 높아 아주 쾌적하고, 짐이 한없이 들어간다. 게다가 뒷문 중 하나는 슬라이딩 도어라 좁은 골목에서 차를 타고 내리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다.

박 전 회장은 "전자장치나 편의 장치들도 꼭 필요한 건 다 있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만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만든 자동차 중 정말 칭찬받고, 상 받아야 하는 차다.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필요한 차를 참 안성맞춤으로 잘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12년 전인 2011년 첫 출시된 레이를 3대째 사서 운행 중이라고 했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을 떠난 후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봉사, 소외계층 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재단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상생을 실현하고자 2015년 설립됐다. 2020년부터 동대문 인근 지역 소외계층에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이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시락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 비오는 날 도시락을 배달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그는 "불법이지만 할 수 없이 이 차에 9명이 타고 산비탈을 올라간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박 전 회장은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손자이며 박두병 초대회장의 5째남이다.

두산의 형제 경영 전통에 따라 박용현 전 회장의 후임으로 두산그룹 회장직에 올랐고 2021년 11월 그룹 회장직과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을 사임했다.

두산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두 아들(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과 함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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