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6조 6천억 내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올해도 법정시한 19일이나 넘겨

긴축 기조에 정부 제출 원안보다 3천억 감소
R&D 6천억, 새만금 3천억, 지역상품권 3천억↑
기재부 예비비 8천 억, ODA 2천 억 감액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2.21 18:02 | 최종 수정 2023.12.22 01:33 의견 0

여당은 '원전과 건전 재정' 지키고, 야당은 지역화폐와 새만금 예산을 확보했다.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총 656조 6천억 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전년도 638조 7천억 원보다 총지출은 2.8% 증가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656조 9천억 원)보다 약 3천억 원이 줄었다. 당초보다 증액은 약 3조 9천억 원, 감액은 약 4조 2천억 원이다. 2년 연속으로 총지출 규모가 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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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은 헌법에 명시된 기한(12월 2일)을 19일이나 넘겼고, 국회는 3년 연속으로 법정 시한을 어겼다

여야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연구개발(R&D)비 ▲새만금사업 ▲지역화폐 발행비 ▲권력기관 특수활동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등 쟁점 예산을 두고 견해차를 보였다.

주요 증액 내용은 R&D 분야에서 현장 연구자들의 고용 불안 해소와 차세대·원천기술 연구 지원, 최신·고성능 연구장비 지원 등 연구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6천억 원이 늘었다.

R&D 분야의 당초 정부안은 전년 대비 5조 2000억 원이 삭감된 25조 9000억 원이었다.

세부적으로 기초연구 과제비 추가지원(1528억 원) 및 박사 후 연구원(1200명 규모) 연구사업 신설(450억 원), 기업 R&D 종료 과제 내 인건비 한시 지원(1782억 원), 슈퍼컴퓨터 등 비용 지원 확대(434억 원)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이 지난달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한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 R&D 사업 등의 원전 예산은 복구됐다.

쟁점이던 새만금 사업은 입주기업과 민자 유치 지원사업을 위주로 3천억 원이 늘었다.

올여름 ‘세계 잼버리 파동’ 여파로 새만금 예산은 각 부처가 요구한 6626억 원에서 78% 삭감된 1479억 원이 정부안에 반영됐지만 67.5% 수준으로 반영됐다.

주요 예산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1133억 원), 신항만 건설(1190억 원), 신공항 건설(261억 원) 등이다.

논란의 지역사랑상품권은 한시지원 예산으로 3천억 원이 편성됐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행안위 심사에서 야당 주도로 7053억 원이 순증됐는데 절반에 못 미치는 선에서 합의됐다.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는 골목형 상점가 등으로 확대되고 전체 발행량은 4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렸다.

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취약 차주 대출이자 일부 감면(3천억 원), 영세 소상공인 대상 전기요금 인상분 일부 한시 지원(2520억 원),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1년 연장(690억 원) 등의 예산도 늘어났다.

출퇴근 시간대에 혼잡한 수도권 대중교통의 이용 개선을 위해 전동차(서울 4·7·9호선, 경기 김포골드라인)와 광역버스 증차 예산 118억 원도 추가됐다.

국방 분야에서는 순수 한국형 전투기인 보라매(KF-21) 양산, 레이저 대공 무기 등의 사업에 2426억 원이 증액됐다.

반면 기재부 예비비(8천억 원)와 부처별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약 2천억 원), 차기 전투기(F-X) 2차 사업(2300억원) 등의 예산은 감액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물가로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며 재정 여건도 1000조 원대 국가채무로 인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도 재정 지출 증가율을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2.8%로 억제해 건전 재정 기조 확립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하지만 재정이 아무리 어려워도 약자 보호와 미래 준비, 국민 안전과 같이 국가가 해야 할 일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면서 "필요한 재원은 국가 채무 증가가 아닌, 원점 재검토를 통한 재정 지출의 구조조정으로 어렵게 조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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