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낸드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SK하이닉스 오해순 부사장은 29일 이 회사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연말 신임 임원 인사에서 낸드플래시와 솔루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된 조직 ‘N-S Committee’의 연구위원으로 발탁됐다. 이 회사의 첫 여성 연구위원이다.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에서 뛰어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전문 임원에게만 주어지는 직책이다.
오해순 부사장은 미래기술연구원과 D램 개발부문을 거친 후, 2007년부터 차세대 낸드 플랫폼 개발에 매진해 왔다.
특히, SK하이닉스 최초로 3D 낸드 기술과 QLC(Quadruple Level Cell,플래시 메모리의 한 종류로 하나의 셀에 4비트의 데이터를 저장) 제품 개발, 4D 낸드 양산 등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첨단기술이 집약된 반도체 연구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연구위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연구 문화에 다양성을 통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가 다양성을 강조하는 건 기술혁신에서 다양성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없고, 다양성을 통한 연구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다원적 사고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혁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오 부사장은 첫 여성 연구위원으로서 여성 구성원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연구 역량 자체에 남녀 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구성원들의 다양한 관점이 어우러져 발전하는 기술 연구 분야에, 여성 리더로서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여성 연구위원’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도 있지만, 저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연구위원이 탄생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오 부사장은 현재 ‘Advanced PI’ 조직을 이끌며 차세대 고부가가치 낸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PI(Process Integration)조직은 코어 개발부터 양산 이관 후 수율 증대(Ramp up)에 이르기까지 제조공정 전반에 관여하고, 조기 제품,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 셀 스킴(Cell scheme) 결정, 최적 디자인 룰(Design Rule) 도출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양산 성공에 중점을 둔 연구를 하고 있다. 양산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낸드 특성상, 이는 매우 중요한 미션이다.
오 부사장은 “다양한 낸드 개발 스테이지를 경험하며 단계별 미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지난해 메모리에 이어 올해에는 낸드도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은 이미 지난해 업턴으로 전환했습니다. 올해는 낸드 차례입니다. 적층 한계를 극복할 요소 기술을 확보하며, 동시에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는 것이 2024년의 중요한 미션입니다. 무엇보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오 부사장은 낸드 개발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SK하이닉스 최초 3D 낸드 플랫폼 개발 성공(2014년)’을 꼽았다. 플랫폼 구조와 특성이 완전히 뒤바뀌는 변혁의 시기, 무에서 유를 쌓아 올려 성공을 이끌었던 경험은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극복해야 하는 한계 또한 계속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다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힘을 합쳐 풀어간다면 결국에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 부사장은 낸드 사업부의 필승 전략인 ‘솔루션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많은 데이터를 낮은 비용과 좋은 품질로 저장해야 하는 낸드는 이를 담는 스토리지(Storage) 제품인 솔루션과 최적화됐을 때 더 큰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낸드와 솔루션이 N-S Committee 조직 안에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솔루션 사업부와 뜻을 모아 적극 소통하고 협력해 시너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2024년을 낸드 사업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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