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이런 날도"···한국가스공사, 대통령 석유 시추 발표에 상장 후 25년 만에 첫 상한가

정기홍 승인 2024.06.03 19:07 | 최종 수정 2024.06.04 10:03 의견 0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3일 지난 1999년 12월 15일 상장 이후 첫 상한가(29.87%)를 기록했다. 무려 25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정 브리핑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를 발표한 영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며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올해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동구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사옥 전경. 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는 해외에서 들여온 액화천연가스(LNG)를 국내에 공급한다. 기획재정부(26.2%)과 한국전력(20.5%)이 주요 주주인 공기업이다.

가스공사 주가는 국정 브리핑 이후인 오전 10시 30분 상한가로 직행했다. 장중 잠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리면서 종가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그렇듯 가스공사의 주가 움직임도 무거워 평소 거래량은 하루 10만주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1340만 주가 거래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시추가 성공하면 가스공사의 수혜는 일정 부분 있겠지만 채굴 원가 경제성도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스공사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요금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아 미수금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해 발생한 영업손실이다.

미수금은 지난 2022년 12조 원, 지난해에는 15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 부채비율은 483%에 이른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한가에 오른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석유·가스 관련 종목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스공사 말고도 한국석유(29.98%), 대성에너지(29.91%), 동양철관(29.89%), 한국ANKOR유전(29.74%) 등이 상한가를 찍었다.

동방(27.78%), 하이스틸(19.91%), 포스코인터내셔널(18.93%), DSR제강(18.11%), SH에너지화학(16.61%), KIB플러그에너지(15.37%), 대성산업(15%) 등도 10% 넘게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흥구석유(30%), 화성밸브(29.94%)가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고, 중앙에너비스(29.51%), 대동스틸(27.91%)도 급등했다.

증권가에선 성과가 가시화 하기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오는 2027~2028년 탐사를 시작하면 상업 개발은 2035년부터 가능해 시추 이전까지는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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