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전공의 문제 더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다"···'의료계 집단 휴진 균열 조짐'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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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4:25 | 최종 수정 2024.06.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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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의협 집행부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문제 불개입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혀 의사들의 집단 휴진과 관련해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 회장은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협의 개입은 원치 않는다면서 4억 원을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언급한 4억 원은 지난 4월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전공의 지원 목적으로 결의된 지원금이다. 아직 건네지지 않았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 13일 자신을 지지하는 전공의 등이 모인 단체대화방에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더 이상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걸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SNS에 “의협 중심의 단일 창구를 구성한다는데 임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 글을 올렸다. 임 회장은 자신의 글에 이 기사를 공유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이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당국을 향해 “의협을 단일 창구로 요구사항을 다시 논의할 경우 18일 집단 휴진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한데 대해 “단일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임 회장과 합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측의 입장차를 두고 의료계에선 전곡의들이 의협을 불신해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협은 이른바 동네병원으로 불리는 '개원의'들이 가입된 단체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수련 병원에서 이탈한 후 의료 공백이 발생하자 환자들이 동네병원으로 몰리며 일반 병원 개원의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전공의들은 개원의 중심인 의협이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해 나서줄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전공의들은 여러 차례 “의협이 우리를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임 회장은 이 글에서 “2000, 2020년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 있고 규모가 어떤지 대전협에 물어보라. 이번에도 4억 원을 달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중간 착취자라고 욕하면서 중간착취자들이 준 돈은 받느냐”고 했다.
임 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전공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고, 의협에 부정적인 입장을 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와 정치권은 ‘초강경파’인 임 회장 대신 전공의를 움직일 수 있는 교수들과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의료계에선 의협 중심으로 투쟁하려는 임 회장의 구상이 어긋나고 있어 의협이 주도하는 집단 휴진 동력도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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