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자였던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가 117세를 일기로 세상과 이별했다.
20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모레라의 가족은 이날 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이 원한대로 평화롭고 고통 없이 잠든 채 세상을 떠났다"고 부고를 알렸다.
117세로 세상떠난 세계 최고령 할머니. 기네스월드레코즈
1907년 3월 4일 미국에서 태어난 모레라는 지난 3월 117세 생일을 맞았다.
모레라는 가족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1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5년 고국인 스페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배에 올랐으나 아버지가 바다 위에서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모레라도 당시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모레라는 스페인 내전(1936∼1939년) 발발 5년 전인 1931년 의사와 결혼해 남편이 72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40년간 결혼생활을 했다.
슬하에 자녀 3명과 손자 11명, 증손자 13명을 뒀다. 자녀 중 2명은 아직 살아 있다.
모레라는 지난 2000년부터 스페인 북동부 소도시 올로트의 요양원에서 지내왔다. 113세 때인 2020년 5월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
모레라 본인은 2019년 바르셀로나 일간지 반과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유일한 일은 그저 살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딸도 "타고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엔 기네스 세계기록에 세계 최고령자로 공식 등록됐었다.
그는 고령임에도 SNS로 소통을 꾸준히 했다.
'슈퍼 카탈루냐 할머니'란 그의 X 계정 소개란엔 "나는 늙었지만,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전날 이 계정에서 "나는 약해지고 있다.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울지 마라. 나는 눈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 걱정하지 마라. 내가 가는 곳에서 나는 행복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항상 너희와 함께 할 것이다"라며 임종을 예감하는 글을 적었다.
한편 모레라가 세상을 떠나면서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은 116세인 일본인 이토오카 토미코가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네스 세계 기록에 따르면 현재까지 세계 최장수 기록은 122세 프랑스인 잔 루이즈 칼망이었다. 1875년 2월 21일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