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유튜버가 한국 여행을 하면서 그려 전시한 작품에 낙서를 했던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3일 30대 남성 A 씨와 20대 여성 B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새벽 2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복합문화공간에 이 유튜버가 전시한 작품에 낙서를 한 혐의다.

바트 반 그늑튼 씨가 전시 중인 지도 작품 위에 낙서가 돼 있다며 공개한 낙서 모습. 인스타그램

그림 속에는 '오빠 사랑해♡', '오XX 앨범 파이팅!', '한XX 고생 끝 행복 시작 응원한다' 등의 낙서가 쓰여 있었다.

앞서 네덜란드 출신 유튜버인 바트 반 그늑튼 씨는 서울 곳곳을 여행하며 한국을 알리는 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작품이 '낙서 테러를 당했다'고 알렸다. 훼손된 작품은 바트의 여정을 서울 지도로 표현한 그림이었다.

전시는 지난 9일 시작돼 2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5일 발생한 낙서 사건으로 중단됐다.

그늑튼 씨는 글에서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힘이 없다.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며 "이 메시지를 읽으셨다면 자수하시라. 당신은 팬이 아니다"라고 했다.

바트는 구독자 22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 운영자다. 그는 최근 서울시 법정동 467개를 돌며 생소한 동네들을 소개하는 '웰컴 투 마이 동'(Welcome to My Do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서는 '네덜란드인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서울 방문', '한국 시골의 진짜 모습', '평양 여행기' 등 한국 관련 콘텐트들도 연재하고 있다.

바트 반 그늑튼 씨가 지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경찰은 인근 방범카메라(CCTV) 등을 토대로 범인을 추적해 주거지를 특정했고 두 사람은 경찰에 함께 자수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작품인지 모르고 낙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