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호포 전철역 100kg 멧돼지 난입 난동… 화장실 남성 승객, 팔 물려 부상

임지연 승인 2024.10.29 23:05 의견 0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 멧돼지가 뛰어들어 1층부터 승강장이 있는 5층까지 30여분간 역 안을 뛰어다니며 난동을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의 총을 맞고 죽었다. 지난 1985년 부산도시철도 개통 이후 역사에 멧돼지가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 사고로 멧돼지의 공격을 막던 남성 1명이 팔이 물리는 등 다쳤다.

경남 양산시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 뛰어든 멧돼지에게서 팔을 물려 부상을 당한 남성 승객. 경남소방본부

경남도경찰청은 “29일 오후 5시45분쯤 양산시 동면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 뛰어든 멧돼지 1마리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와 경남경찰청·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5분쯤 양산시 동면 가산리에 있는 야산에서 몸무게 100㎏, 몸길이 1.5m가량 되는 멧돼지 1마리가 내려왔다.

주변을 배회하던 이 멧돼지는 오후 5시 10분쯤 8차로 도로를 가로질러 부산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으로 들어왔다.

멧돼지는 계단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가 난동을 부리다가 3층 남자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화장실에 있던 승객 A (30대) 씨가 팔을 휘저으며 멧돼지를 막다가 오른팔을 여러 차례 물리고 긁혔다.

이어 도망간 멧돼지는 4층으로 올라가서 고객센터의 강화유리로 된 문을 박살내고, 다시 계단을 따라 5층 승강장으로 올라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멧돼지를 승강장 구석으로 몰아넣은 뒤 실탄 3발을 쏴 멧돼지를 제압했다. 이어 전문엽사가 출동해 확인사살 했다.

다친 남성은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소동으로 호포역 역무원들은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등 수십명의 시민들을 긴급히 역 바깥으로 대피시키고 시민들이 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부산교통공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20여분 동안 호포역을 무정차 통과시켰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1985년 부산도시철도 개통 이후 역에 멧돼지가 들어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멧돼지가 나온 야산에서 호포역까지 직선거리로 1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앞으로 멧돼지가 또 나올 수 있다. 승객 안전을 위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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