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올 3분기 12년 만에 분기 적자 ···배틀크러쉬 등 신작 흥행 부진 탓

3분기 143억 영업 손실…분사·희망퇴직 등 4분기 내 개편 마무리
배틀크러쉬 5개월 만 종료…"본사 인력, 내년 3천 명대로 줄여"
'책임과 보상' 자회사 분할 승부수…"성공시 추가 투자 유치, 기업공개"

임지연 승인 2024.11.05 14:57 | 최종 수정 2024.11.05 15:08 의견 0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무려 12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게임의 매출이 줄고 신작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5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엔씨는 올해 3분기(7~9월) 연결기준으로 매출 4019억 원,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9% 증가했지만 1년 전 동기에 비해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165억 원에서 이번 분기엔 14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분기 적자는 처음이다. 직전 분기(2분기) 영업이익은 88억 원으로 흑자였다.

NC소프트 경기 성남시 판교 R&D 센터 전경. NC소프트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여러모로 시장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배틀크러쉬 등 신작들의 흥행 부진이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배틀크러쉬 개발 조직은 해체되고 출시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접는다.

또 리니지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862억 원, 아시아 494억 원, 북미·유럽 지역 282억 원을기록했다.

로열티 매출은 381억 원이었다.

플랫폼별 매출의 경우 모바일 게임은 직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2534억원,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6% 감소한 807억 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지난해보다 16.7% 줄었는데 영업비는 8.7%만 줄어들어 많이 나갔다. 따라서 급여와 상여금이 영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5%에서 42.5%로 늘었다.

엔씨는 경쟁사에 비해 인력 규모가 큰 편인데 지난해 기준 재직자 5천여 명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1억 4천만 원이었다.

3분기에 영업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어난 4162억원이었는데 이중 인건비가 1% 늘어난 201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엔씨는 고정비용 탓에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홍원준 CFO는 "분사와 희망퇴직, 프로젝트 정리가 모두 끝나면 본사 인력이 현재 4천명대 중반에서 내년 중에 3천명대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향후 미래 경쟁력을 갖춘 게임 개발과 신사업 부문을 독립해 4개의 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TL, LLL, TACTAN 등 지식재산권(IP) 3종을 독립된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출범하고,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을 신설해 AI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추진한다.

이를 기반으로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확보를 목표로 게임 개발에 집중한다.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올해 4분기 중 출시를 준비한다. 내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 LLL, TACTAN 등 신작 게임도 개발 중이다.

홍 CFO는 "분사 법인은 독립된 기업으로서의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명확한 책임과 보상의 원칙이 따를 것"이라며 "당장은 생존이 중요하지만 이후 자산화를 이루고 나면 추가 투자 유치나 기업공개(IPO)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