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 판매가는 8000~1만 원"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커피 판매 자영자 커뮤니티에서는 "개인 카페를 폭리 사업장으로 호도했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비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4·10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18일, 농협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에서 875원으로 붙여놓은 대파 가격을 보고 "이 정도 가격이 (평소에) 합리적"이라고 말해 '총선을 말아먹은 언행'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급이란 말이 나온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물정을 모른다"며 대파 이벤트까지 하며 조롱성 비판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군산시 옛 시청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델리민주
이 후보의 이 발언은 지난 16일 전북 군산시 선거 유세에서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상인들의 계곡 내 불법 영업을 정비한 행정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닭을 고아서 팔아봐야 3만 원밖에 안 남지 않나. 커피 한 잔 팔면 8000~1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잘못된 정보라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회원이 177만 명인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커피 원가에 임대료, 인건비, 전기세, 수도세 등 비용이 포함되는 것도 모르면서 경제 운운할 수 있나", "저게 진짜면 망하는 카페가 나오겠냐", "윤석열 대파값 875원, 정몽준 버스비 70원과 뭐가 다른가"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대선 후보를 낸 정치권도 맹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소상공인들을 악덕 사업자로 매도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선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언급한 이 후보는 자영업자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라며 "자영업자들을 폭리를 취하는 악덕 사업자로 보면서 민생경제를 살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하루 힘겹게 장사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용태 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커피믹스 한 봉지도 120원이 넘는 시대인데 인건비, 임대료, 카드 수수료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폭리 취하는 장사꾼처럼 몰아갔다"며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가 가슴을 쳤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는 커피 원가를 원두 가격의 줄임말쯤으로 해석했나 본데 그런 수준의 경제 지식으로 어떻게 나라 경제를 이끌겠느냐"고 비판했다. 생활경제를 전혀 모른다는 지적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자영업자를 표적으로 포퓰리즘 공격을 하는 걸 보니, 곧 이재명 민주당은 '커피 특검'하고 '자영업자 줄탄핵' 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도 이에 가세했다.
이준석 대선 후보는 이날 "어렵게 하루하루 생업을 유지하시는 자영업자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발언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하면 안 된다"며 "이재명이 집권 한다면 만들어질 세상은 그렇게 무서운 곡학아세의 세상"이라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