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은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인 하지입니다.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있습니다. 음력 5월을 뜻하는 오월(午月)의 중기이며 양력으로는 6월 20~22일에 듭니다. 올해는 6월 21일입니다.

하지 절기는 낮의 길이가 가장 깁니다. 한반도에서는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5시간 반이나 더 길다고 하네요. 이날부터 점차 낮의 길이는 짧아집니다.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가 가장 높아집니다.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입니다. 따라서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의 열을 가장 많이 받아 쌓이면서 하지 이후 기온이 상승해 더워집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앞 화단에 접시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정기홍 기자

지난해엔 무더웠는데 올해는 장마전선(정체전선)이 한반도에 걸쳐져 집중호우가 내립니다.

하짓날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농작물이 자라는 데 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지 이전에는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뭄 땐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데 예부터 3~4년에 한 번씩 한재(旱災)를 당해 조정과 민간에서는 기우제가 성행했다고 합니다. 천수답이 많았던 몇십 년 전만 해도 기우제를 지내는 광경을 더러 보았습니다.

민간에서는 기우제 제물로 바친 소 등 동물의 피를 신성한 지역에 뿌려 더럽혀 놓으면 이를 씻기 위해 비를 내린다는 믿음에 피를 바위나 산봉우리에 뿌려 놓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 속담

-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의 싹이 죽어 빨리 캐야 하고, 보리도 말라비틀어져 알이 잘 배지 않는다. 강원 평창에서는 하지에 첫 감자를 캐 조상께 올리는데 이를 ‘감자 천신(薦新)한다’고 한다. 첫 감자를 캐다가 전도 부쳐먹었다.

-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 모내기는 하지 전에 해야 모가 잘 자란다는 뜻이다.

-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 농부들이 논에 물을 대느라 매우 분주해진다는 말이다.

-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 하지 이후에 장마철로 접어들어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