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은 '작은 더위' 소서(小暑)입니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7.07 09:27 | 최종 수정 2023.07.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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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일은 작은 여름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입니다. 산과 들에는 매미소리가 들린지 오래됐습니다.
소서는 24절기 중 11번째에 해당합니다. 하지(夏至)와 대서(大暑) 사이의 절기이고 보통 음력으로는 6월(올해는 윤달이 끼어 5월 중순), 양력으로는 7월 5~7일에 듭니다. 폭염이 시작되고 과일이 커갑니다.
이 시기에는 여름 장마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폭염에 폭우, 다시 폭염을 다 겪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더위가 빨리 온 것이지요.
중국에선 소서 무렵의 15일을 5일씩 쪼개 3후(三侯)로 나누었습니다. 우리의 고려사(高麗史)는 이를 따라 초후(初候)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次候)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末候)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이때는 하지(올해는 6월 21일) 때 심은 모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농가에서는 모를 낸 15~20일 쯤 뒤인 소서 무렵에 초벌논매기를 했습니다. 모내기를 한 무논에 나는 잡풀을 손으로 긁어 논바닥의 진흙 속에 묻는 김매기 작업입니다.
또 논둑과 밭두렁에 풀이 많이 납니다. 장마로 풀이 금방 자라기에 모가 치이지 않고 햇빛을 많이 받도록 풀을 베어 줘야 합니다. 이 풀은 퇴비용으로 활용하지만 농약을 치지 않을 땐 소꼴(소 등에게 먹이는 풀)도 했습니다.
농가월령가에 이 때의 풍경을 잘 묘사했습니다.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 뿐이로다. 논밭을 갈마들여(서로 번갈아 들어) 삼사 차 돌려 맬 제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할 둣'.
더위 속에 논밭에서 나는 풀을 뽑아내느라 바쁘다는 뜻입니다. 농부들은 잦은 비에 "돌아서면 잡초가 한뼘씩 자란다"며 혀를 내두른다고 합니다.
과일과 채소도 많이 나옵니다. 냇가에서는 다슬기도 자라 삶은 뒤 속을 뽑아먹곤 합니다. 수확한 밀과 보리도 도정해 이때부터 먹었습니다.
대체로 음력 6월(올해는 윤달이 끼어 5월)은 농사철 치고는 한가해 도정한 밀가루 음식을 많이 해먹었습니다. 국수나 수제비는 요즘 최고의 별미가 됐습니다.
제철 과일인 자두, 토마토, 수박, 참외 등도 챙겨먹으면서 더위를 식혔습니다.
시절 속담도 있습니다.
'소서가 넘으면 새 각시도 모 심는다'가 있는데, 늦은 모내기라 빨리 끝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뉴월 병아리 하루 볕이 새롭다'거나 '오뉴월 볕 하루만 더 쬐어도 낫다'는 오뉴월 햇볕이 좋아 하루 먼저 햇볕을 쬐면 그만큼 더 자란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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