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가뭄 피해를 겪는 강원 강릉시가 6일 오전 9시부터 시내 아파트 113곳과 호텔 10곳의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강릉시가 가뭄으로 수돗물 공급을 끊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강릉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세대별 수도 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했지만, 물 사용량이 줄지 않자 대규모 물탱크를 갖춘 아파트와 호텔을 대상으로 급수 중단에 나섰다.

강릉시 수도 관계 부서 직원이 절수를 위해 수도 계량기 밸브를 조절하고 있다. 강릉시 유튜브

이번 수돗물 공급 중단은 단수(斷水)와는 다르다. 해당 시설은 100t 이상 물탱크를 갖추고 있어 2~3일치 물을 저장하고 있다. 부족분은 급수차 등을 투입해 보충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이 123곳의 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2만4000t으로 강릉 전체 사용량(약 8만t)의 30% 수준”이라며 “절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아 물 사용 억제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릉시의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12.9%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소방차 81대 등 차량 549대와 산불 진화 헬기·군 헬기 9대가 투입돼 물을 공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은 해군 군수지원함인 대청함까지 급수에 나섰다. 제주 해군기동함대사령부 소속인 대청함은 생활용수 450t을 싣고 와 소방차에 물을 공급한다. 해군은 오는 11일에도 대청함을 투입해 추가 급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소방차 81대 등 차량 530대와 헬기 5대도 이날 운반 급수에 투입됐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홍제정수장 급수 전 지역을 대상으로 새벽에 물 공급을 끊는 ‘시간제’ 단수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 상황이 악화되면 ‘격일제’ 단수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