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국감 기간 중인 지난 18일 자신의 딸 결혼식을 국회에서 치르고 모바일 청첩장에 ‘카드 결제’ 기능까지 넣어 비난이 거세지자 “양자 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방송
과방위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감에서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에 과방위 피감 기관의 화환이 길게 늘어선 사진을 공개하며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상 정치인의 결혼식은 지인만 초대하거나, 화환이나 축의금은 사양한다는 문구를 박는 게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이거는 집안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결혼식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결혼식은 딸이 주도했다”고 답했다.
그는 결혼식 하루 전날 “결혼식 내일이다”라고 알리는 딸의 문자를 공개하며 “이 모든 것을 딸이 주도했기 때문에, 날짜를 얘기해도 제가 까먹어서 꼭 좀 참석하라(고 했다)”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딸의 모바일 청첩장. '카드결제' 기능을 넣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 기능을 삭제했다. 모바일 청첩장 화면 캡처
이어 “제 질의 내용을 보신다면 문과 출신인 제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거의 밤에 잠을 못 잘 지경이었다”고 했다.
그는 “매일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내성 암호를 공부하고, 암호 통신을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며 “정말 집안일이나 딸의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 제가 평소 스타일이라면 꼼꼼하게 따져서 화환 받지 마, 이런 거 하지 마, 저런 거 하지 마 얘기했을 텐데 꼼꼼하게 할 시간이 없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이 국정 감사 기간 국회에서 열리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특히 모바일 청첩장에는 이례적으로 ‘카드 결제’ 기능이 있어 비난을 받았다. 며칠 뒤 해당 기능은 사라졌다.
야권에선 “양자 역학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을 신경쓰지 못했다는 최 위원장의 해명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최 위원장 딸 결혼식장에는 화환 100여 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대부분의 화환은 항공우주연구원,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과방위 피감 기관이 보냈고 KT·LG유플러스·네이버·현대차 등의 화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