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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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9 23:47 | 최종 수정 2023.02.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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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금리가 아무리 많이 올라도 연간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전세자금대출'이 빠르면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다. 금리 상승기에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해 주는 상품이다.
변동금리 대출상품 비중이 92% 수준인 지금의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때 전세 세입자의 금리 부담은 커진다.
2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보증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금리상한형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금리상한형 전세 대출의 구조는 기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과 유사하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대출의 최대 금리 상승폭은 연간 0.75%포인트(p), 5년간 2%p로 제한된다.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借株·돈을 빌린 사람)가 가산금리(0.15~0.2%p)를 내야 하는 특약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이들 은행은 금리상한형 전세 대출 금리의 최대 상승폭과 가입할 때 붙는 특약 가산금리 수준 등은 현재 실무진에서 논의 중이다.
금리상한형은 고정형과 달리 금리 하락 때 이자 부담이 줄어들지만 변동금리에 가산 금리가 붙는 게 단점이다.
금융권은 상품 출시 초기에 가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특약 가산금리를 한시적으로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은행들은 최근 전세 세입자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정형 전세 대출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만 상품을 취급했는데, 올해 들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도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금리상한형과 고정형 전세 대출 상품 출시를 유도하기 위해 보증한도를 높일 예정이다.
주금공에 따르면 현재 2억원인 금리상한형·고정형 전세 대출의 보증한도를 4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고정형 전세 대출은 보증비율을 90%에서 100%로 높이고, 보증료율도 0.1%p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리상한형 전세 대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세 대출은 보통 만기가 2년으로 짧은 데다가 최근 시장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무보증·AAA) 2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4.443%에서 지난 16일 기준 3.856%로 0.587%p 떨어졌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전세 대출은 그동안 정책 지원에서 소외된 분야였다. 전세 대출에도 금리 상승 상한선을 두고, 고정금리 상품도 늘어나면 소비자는 향후 현금 흐름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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