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철학 교수가 해설한 미술책 '미술관 옆 미술관'

정기홍 승인 2023.03.16 21:52 | 최종 수정 2023.03.17 10:36 의견 0

고미술 애호가인 황경식 철학과 교수가 '미술관 옆 미술관'이란 고미술 전문 서적을 펴냈다. 오랫동안 수집해온 고미술을 해석한 책이다.

저자는 동국대와 서울대에서 철학을 가르친 인문학 전문가다. 그런 그가 미술 관련 전문서적을 냈다는 데 고개를 갸웃둥하지만 그는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 등 고미술 책을 여러 권 낸 전문가 수준의 미술 애호가다.

이 책은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을 보완한 증보판 성격이다. 동서양 고미술을 우리의 일상으로 끌어내 이야기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출판사 서평

미술관, 생활 속으로 들어오다

인류는 글자가 생겨나기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삶과 이야기는 물론, 다양한 상상의 산물을 후세에 남기고자 했던 인간의 본질적 욕구는 미술로 연결되어 다양한 작품을 낳았고, 지금도 활발한 창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술 작품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사랑해서 미술 작품을 모으고, 거기에 담긴 역사를 해독하고,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미술 애호가들의 활동은 역사 속에 보석의 원석처럼 묻혀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 '미술관 옆 박물관'의 저자인 황경식 박사 역시 ‘미술 애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저자는 동국대 및 서울대에서 철학과 교수를 역임한 인문학 전문가로서 한국윤리학회, 철학연구회, 한국철학회 회장 및 석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저자는 2016년에 발간한 '마리아 관음을 아시나요'(2017년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추천도서 선정), 2021년에 발간된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에 이어 2023년 신간 '미술관 옆 박물관'을 통해 오랫동안 수집해 온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고미술품을 소개하고, 다양한 주제를 통해 미술품이 갖고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첫 챕터 ‘왜 미술관 옆 박물관인가?’는 저자가 이사장으로서 있는 명경의료재단의 자매기관으로 설립될 예정인 꽃마을문화재단과 저자의 반려자인 여천 강명자 박사에게 헌정될 예정인 미술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담고 있다.

두 번째 챕터 ‘꽃마을의 캘린더 명품도록’은 꽃마을한방병원의 이름으로 2013년 이래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명품 도록 캘린더에 소개되고 있는 소장 미술품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고 있다.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사명당 등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흔적과 이야기가 담긴 캘린더는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고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손색이 없다.

세 번째 챕터 ‘명경재단 대표 저술 20선’은 존 롤스의 '정의론'을 번역한 바 있는 철학자인 저자 본인과 '서초동 삼신할미'로 불리며 자녀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었던 많은 불임부부들에게 희망을 심어 준 여천 강명자 박사가 이제까지 집필한 저술들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네 번째 챕터 ‘수집의 여정과 고미술 촌평’은 ‘고미술작품 수집’이라는 드문 취미에 열정과 노력을 다하면서 조금씩 정리해 온 저자가 고미술 애호가로서, 인문학을 오랫동안 연구한 철학자로서 고미술계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화두로 삼아 던지는 촌평이다.

한국의 초상화가 가진 고유한 매력, 독서당과 계회도, 효자도와 행실도 등의 그림에 담긴 역사와 삶, 조선에서 가장 유명한 두 글씨의 천재 한호(한석봉)와 추사 김정희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등은 술술 읽혀내려갈 정도로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독자들의 인문학적 식견을 넓혀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황경식

저자 황경식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 석박사 과정 수료(철학박사)

미국 하버드대 객원 연구원 역임

동국대 및 서울대 철학과 교수 역임

現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 윤리학회, 철학 연구회, 한국 철학회 회장,

석문 복지재단 이사장 역임

국가 생명 윤리 심의위원 위촉

現 명경의료재단 꽃마을 한방병원 이사장

존 롤스의 정의론을 번역했으며,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자유주의는 진화하는가, 덕 윤리의 현대적 의의, 법치사회와 예치국가 등의 저서 및 역서 다수 집필

Medi Flower Medical Group

hwangks@conmaul.co.kr

▶목차

1 왜 미술관 옆 박물관인가? 007

1 들어가는 말 008

2 여천 전통(우리 옛 그림) 미술관 012

3 삼신할미(마리아 관음) 박물관 016

2 꽃마을의 캘린더 명품도록 031

1 최근 캘린더 도록 032

2022년 | 2023년

2 과거 캘린더 도록 045

2013년 | 2015년 | 2017년 | 2019년 | 2021년

3 명경재단 대표 저술 20선 079

1 들어가는 말 080

2 여천 강명자의 저서 목록(10선) 081

3 수덕 황경식의 저서 목록(10선) 092

※ 다산 기념 철학강좌 안내 106

4 수집의 여정과 고미술 촌평 109

1 들어가는 말 110

2 고미술 일반 참조사항 112

3 사실화의 백미, 초상화 128

4 꽃마을 미술관과 두 개의 방 138

5 풍류, 독서당과 계회도 143

6 좋은 그림이 행운을 부른다 154

7 효경, 효자도와 행실도 173

8 서예, 그림 그리고 시(詩) 183

9 석봉과 추사 이야기 192

10 성화와 성물(기독교와 불교) 204

11 불경, 사경과 목판 불경 215

12 한국 근대 미술과 김환기 224

13 근현대 서양화 촌평 233

14 궁중미술과 기록문화의 흔적 241

15 수집의 여정, 머나먼 메디치가! 254

16 기타 고미술 촌평 266

5 여타 고미술 작품 지상 전시 277

- 그림, 자수, 서예, 도자, 조각 등 279

※ 꽃마을 문화재단에 거는 기대 373

▶본문 미리보기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라는 책을 펴낸 지 벌써 수삼 년이 지났다. 전부 해서 2000여 권을 찍어 그중 반쯤을 지인들에게 돌렸더니 내 생활의 24시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친구들은 나 같은 철학자에게 이처럼 심미적인 세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이러저러한 소감을 보내온 것이 100여 건이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무려 사반세기, 25년 동안 이 같은 고미술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도 놀랍지만 더욱이, 장래에 이루게 될 미술관을 ‘잘난 아내’에게 헌정한다는 생각에 감동과 찬사를 보낸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 그래서 이젠 지켜보고 있는 지인들 때문에라도 미술관 약속을 지키는 쪽으로 압박을 받게 될 처지에 몰리게 된 셈이다.

철학을 전공하는 어느 한 후배는 책을 다 읽어 본 다음 전화를 걸어 심각한 어조로 자기는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라는 책의 부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어느 철학자의 외도(外道)’라기보다는 ‘어느 철학자의 외조(外助)’라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새 책의 부제는 외도인가 외조인가? 라는 갸우뚱한 말로 대신하기로 했다.

여하튼 작은 미술관 하나 마련하는 일도 그리 간단한 사업은 아닌 성 싶다. 적정한 자리를 마련하고 집을 세우는 일도 솔찮은 돈이 드는 일일뿐더러 내가 감당할 만한 미술관이 어느 정도 규모이고 어떤 모양으로 할 것인지도 심사숙고가 필요한 일이다. 더욱 신경 쓰이는 것은 미술관이 세워진 다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경영하고 관리할 것인지는 더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장에는 우선 상상의 나래를 펴서 미래의 미술관을 위한 밑그림이나 그려보자 하고 구상해본 것들이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라는 책의 보완편으로서 이 책 '미술관 옆 박물관'이라는 책의 기본 얼개이다. 미술관은 미술관 본관과 더불어 부설 박물관을 갖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내가 그동안 수집한 예술품들을 중심으로 그렇게 두 부류로 나누는 것이 무리가 없을 듯하다.

일단 이 모든 사업의 모태인 명경의료재단 자매기관인 ‘꽃마을 문화재단’을 설립한 다음 문화재단의 사업들인 문화예술사업과 교육장학사업 및 한방지원사업 등을 시행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꽃마을 문화재단’ 산하 미술관의 명칭은 이미 밝힌 대로 명경의료재단의 모태라 할 만한 꽃마을 한방병원의 대표 원장인 강명자 박사의 호를 따서 ‘여천(如泉) 미술관’으로 명명하기로 한다.

여천 미술관은 소장 미술품이 현대미술도 서양미술도 아닌 우리의 조선시대 이래 전통 미술과 약간의 중국, 일본 전통 미술이 가미되어 이른바 여천 전통 미술관이라 함이 적합하다 할 것이다.

미술관의 하위분류로서는 회화, 자수, 병풍, 서예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약간의 공예품이 있으며 특별 전시로서는 장폭의 두루마리로 된 몇 점의, 삼국시대 및 고려의 필사 불경 내지는 재조 목각 인쇄 불경 전시가 특이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몇몇 작품에 대해서는 일반 전시와는 달리 작품에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첨부하여 전시 관람의 재미를 돕고자 하였다.

이와 더불어 부설 박물관은 여천(샘물 같은 여자라고 가까운 선배가 불러준 별칭) 강명자 박사가 전통 한의학과 대체 의학 요법으로 한평생 도모해온 불임 및 난임 치유 사업과 상징적인 상관성을 갖는다.

고래로 우리의 전통적 삼신할미는 아기의 임신, 출산, 양육을 관장하는 신적인 존재로서 기독교나 불교에도 거의 유사한 기능을 가진 여신격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우선 기독교에는 예수의 모친인 성모 마리아가 우리의 전통인 삼신할미와 거의 유사한 기도의 대상이라 할 수 있으며 불교에서는 자비의 여신인 관음보살의 현신 중 하나인 ‘송자(送子) 관음보살’이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된 축원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삼신할미 박물관에는 우리의 전통적인 삼신할미와 이와 유사한 일본의 귀자모신 즉 ‘기시보진’이 전시되어 있으며 기독교의 다양한 성모자상과 더불어 불교에서 아기를 가슴에 안고 있는 ‘송자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불교의 송자관음보살상은 관음보살 중 특히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불상으로서 중국에서 중요한 민간신앙의 대상이었으나 한국에 상륙하지 못한 연유는 기존의 삼신할미가 갖는 텃세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귀한 송자관음상은,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70여 종의 송자관음상을 수집, 보유하고 있어 우리 박물관의 특색이요 자랑이 아닌가 한다.

삼신할미 박물관에서 특기할만한 것으로서는 송자관음보살을 수집하던 중 내몽골 부근에서 만난 ‘명대 초기의 송자관음보살상’인데 크기가 1미터가 넘는 거대한 석상으로서 성모자상과 같이 가슴에 아기 하나를 안고 있는 전형적인 송자관음상과는 달리 가슴, 무릎 앞, 등 뒤 등 세 아이를 거느리고 있는 불그레한 옥돌상으로서 삼신할미 박물관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그리고 수집의 여정에서 만난 또 한 가지 놀랄만한 사실은 일본 나가사키 지방에 일종의 종교적인 습합 사례로서 ‘마리아 관음신앙’(잠복 신앙)을 알게 된 점이다. 400여 년 전 막부시절 가톨릭이 일본에 전해질 무렵 과도한 박해와 순교로 인해 가톨릭이 불교로 위장해서 살아남았다는 역사적 증거로서 아직도 마리아 관음 신앙을 가진 신도들이 나가사키 곳곳에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경식 저, '마리아 관음을 아시나요' 및 황경식 저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 참조

▶출간 후기

한 철학자의 열정으로 만나는 고미술과의 행복한 향연

미술이라고 하면 보통 많은 사람들이 일상과는 관계가 없는 어려운 분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미술의 시초가 동굴 벽에 그려진 원시인들의 소박한 일상과 꿈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미술은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세계임과 동시에 인류의 삶과 역사를 담은 하나의 기록이자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미술관 옆 박물관'은 지난 2021년에 발간된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를 기반으로 보완 및 증보한 책입니다. 명경의료재단 꽃마을한방병원의 이사장이자 동아시아 고미술 수집가이기도 한 황경식 교수는 이 책 한 권을 통해 깊은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수집해 온 고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는 한편, 수집된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촌평을 통해 고미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빛나는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3원 3재’로서 조선 최고의 화가로 꼽힌 여섯 화가의 이야기, 디지털 카메라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 초상화의 가치와 지향점, 단순히 해와 달, 산을 그린 그림 정도로만 보일 수 있는 ‘일월오봉도’가 가진 진정한 의미, ‘성모 마리아’와 ‘관세음보살’의 조각상에서 발견되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모성의 힘, 서양이 주도하는 현대미술에 남겨진 과제 등 예리한 시각으로 담아내는 흥미진진한 미술 이야기들은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인문학적인 지식과 사유를 배양해 줍니다.

저자 황경식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존 롤스의 '정의론' 등 다양한 인문학서적을 번역하였고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열암학술상 수상),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등 40여권의 철학서적을 저술하였습니다.

또한 2016년 발간된 저서 '마리아 관음을 아시나요'는 ‘모성애와 미술’이라는 주제를 통한 역사, 문화, 인류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로 2017년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마리아 관음을 아시나요', '고미술의 매력에 빠지다' 이후 '미술관 옆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고미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파하는 데에 힘쓰고 있는 황경식 교수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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