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도시 꿈 실은 스페이스X '스타십' 이륙은 성공…32㎞ 오르다가 폭발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20 23:18 | 최종 수정 2023.04.21 11:32 의견 0

미국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화성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개발한 발사체 일체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이륙에 성공했으나 4분 후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로 끝났다. 이 우주선은 머스크가 선언한 ‘화성 개척’의 핵심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20일 오전 8시 33분(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발사장인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의 발사에 성공했다. 완전체로 조립한 육중한 스타십이 첫 비행을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발사 3분 59초간 시속 2123㎞로 고도 32㎞에 도달했지만 단 분리를 하지 못하고 아쉽게 공중폭발했다.

지난 2018년 2월 6일(현지 시각)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인의 통신위성 팰컨헤비가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자료 사진. 스페이스X 제공

스타십은 이륙 후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약 90분 후 미국 하와이 인근 바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는 실패 원인에 대해 "슈퍼헤비를 구성하는 엔진 중 일부가 점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시험발사 실패 후 자신의 SNS에 "스페이스X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후에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 우주선은 ‘슈퍼헤비(1단)’로 불리는 로켓과 우주선 겸 로켓인 ‘스타십(2단)’으로 이뤄졌다. 이 둘을 합친 높이는 미국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큰 120m다.

1·2단 조립 스타십이 이륙한 것은 지난 2019년 8월 엔진 1기로 구성된 초기 발사체가 처음으로 수직상승 비행(고도 150m)에 성공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짧은 첫 비행 후인 2021년 5월엔 3개의 엔진을 장착한 스타십 시제품이 고도 10㎞까지 오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도킹하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 스페이스X 제공

33개 랩터 엔진으로 구성된 스타십의 추력은 7500t급이다. 스페이스X의 대표 로켓인 ‘팰컨9’의 추력보다 6배 이상 강하다.

이번 시험발사한 스타십은 최대 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유인 우주선은 고작 4~6명을 태우는 정도가 한계였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1월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세우겠다"고 당당히 밝힌 바 있다.

스타십의 추진제는 액체 메탄이다. 이 원료를 사용하면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현지에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

스타십은 이를 달 착륙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스페이스X와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쓴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했다.

한편 스타십은 로켓과 우주선 모두 지상과 해상의 발사대에 역추진 방식으로 착륙하도록 설계돼 재활용이 가능하다.

■ 다음은 스타십 계획 상상도

스페이스X가 지난 2019년 9월 공개한 첫 번째 프로토타입 모델인 '스타십 Mk1'

화성 착륙장 근처의 거주지 모습. 왼쪽은 우주선 스타십 착륙장이다.

화성 착륙장을 중심에 있는 거주지 모습. 거주지는 점차 확대한다.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는 화성의 상상도. 이상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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