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이 얼음정수기 특허를 침해했다며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쿠쿠 측은 냉매기술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SK매직은 지난 1일 얼음정수기 특허기술이 침해됐다며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K매직 홈피 캡처.
SK매직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1일 밝혔다.
SK매직 관계자는 "쿠쿠홈시스가 침해한 건, 자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특허 제 10-2464193호'로, 얼음정수기에 '4-웨이 밸브(way valve)'를 적용해 정수기의 소형화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사 얼음정수기는 해당 특허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2019년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SK매직이 얼음정수기에 적용했다는 이른바 '4-웨이 밸브' 방식은 일종의 냉매 탈빙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얼음정수기에서 얼음을 얼리는 '컴프레셔'에는 보통 정수용, 냉수용, 얼음용 밸브가 세 개 있다. 얼음은 기다란 제빙 봉 끄트머리에 맺히는데, 얼음이 정수기 밖으로 나오도록 정수기는 히터를 별도 설치하고, 제빙 봉 끝에 열을 가해 얼음이 떨어지도록 하는데 이 과정을 '탈빙'이라 한다.
SK매직이 특허 출원한 4-웨이 밸브는 부피가 큰 히터 대신 냉매로 탈빙을 한다. 저온인 물체의 잔열을 빼앗아 전달하는 냉매를 통해 정수, 냉수의 열을 흡수해 제빙 봉 끝에 매달린 얼음을 떼어내는 방식이다. 히터가 필요 없고 정수기 부피도 줄일 수 있는데다, 전기 절약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SK매직은 바로 4-웨이 밸브 기술을 탈취해 쿠쿠홈시스가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와 '제로(ZERO) 100S 끓인물 냉온정 얼음정수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해당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쿠쿠홈시스에 해당 모델 제품의 판매 금지 경고장을 발송했지만,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아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매직 관계자는 "해당 모델에 대한 판매 금지를 촉구하고, 이 모델의 판매로 추산되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쿠홈시스는 SK매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쿠쿠홈시스의 제로백 얼음정수기. 쿠쿠 측은 SK매직의 특허침해 주장에 대해 자사 제품은 냉매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쿠쿠홈시스 홈피 캡처.
쿠쿠홈시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액체 상태가 아닌) 기체 상태의 냉매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SK매직의 특허와) 기술이 다르다. 또 SK매직의 해당 특허는 특허 출원일 이전에 일본과 국내에 공개된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특허 침해를 주장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