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서 고칠 수 있을까?"···삼성전자, 고장 난 갤럭시폰 직접 고치는 자가수리 프로그램 공급
갤럭시?S20·S21·S22?시리즈, 노트북, TV 한정
"대상 점진적 확대"···서비스센터보다 비싼 제품도 있어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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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22:55 | 최종 수정 2023.05.3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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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처럼 국내에서도 갤럭시 스마트폰 등의 자가수리법을 공개하고 서비스센터에서 부품을 공급한다. 고장난 제품을 혼자서 수리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30일부터 부품·수리 도구, 설명서, 동영상 등으로 구성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갤럭시 S20·S21·S22 시리즈와 노트북(갤럭시북 프로 15.6인치), 80㎝(32인치) TV 제품을 대상으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리할 권리’ 보장 요구가 높아지자 국내에도 이를 확대 적용했다.
갤럭시폰은 ▲디스플레이 ▲후면 커버 ▲충전 단자 등 3개 부품 자가수리를 지원한다.
자가수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해당 부품을 구입하고 수리설명서 등을 내려 받으면 된다. 발열팩, 흡착기, 드라이버 등으로 구성된 수리 도구도 판다.
이용자는 부품 교체 후 ‘삼성 멤버스 앱’의 자가진단 기능을 통해 수리 결과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노트북은 ▲터치패드와 배터리 ▲지문인식 전원 버튼 ▲상·하판 케이스 등 총 7개 부품이 자가수리 대상에 포함된다. HD TV는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이들 부품은 평소 수리 수요가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소비자의 자체 수리’ 등을 보장하는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자 이듬해 8월 미국에 한해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자가수리 서비스를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자가수리 대상이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에는 서비스센터가 많아 자가수리 프로그램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수리를 끝낸 소비자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 교체된 부품과 수리 도구를 반납하면 친환경 보증금을 받는다.
수리 도구는 스마트폰의 경우 3만원, 노트북과 TV는 각각 2만원이다. 보증금 개념이어서 사용 후 30일 이내 반납해야 전액 환불을 받는다.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할 때도 교체 부품을 반납하면 친환경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수리로 인한 비용 절감은 공임에서 발생한다. 공임은 부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스마트폰 액정 교환 기준으로 보면 자가수리로 아끼는 비용은 2만 5000원이다.
회수된 부품은 삼성전자가 검수를 거쳐 재활용하거나 폐기한다.
자가수리비가 경우에 따라서 비용이 더 많은 든다.
갤럭시 S22 모델의 디스플레이를 직접 교체한다면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합쳐진 일체형 부품을 17만 2000원에 구입해야 한다. 반면 서비스센터를 이용한다면 공임을 포함해 14만 7000원에 교체할 수 있다.
또 일체형 설계 제품이 많아 수리가 어려운 점도 걸림돌이다. 일체형 제품은 개인이 수리하기가 어렵다.
한편 전문가들은 제조사들이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수리가 쉽도록 디자인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U는 제조사가 수리 용이성까지 고려해 스마트폰을 디자인 하도록 하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마련하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2021년 제조사들의 부품 공급 기한을 현행 4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리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수리 용의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1년 6개월째 해당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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