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북한 우주발사체' 잔해 15일 만에 서해서 인양···동체에 '천마' 글자 뚜렷
직경 2.5m, 길이 12m…3단 로켓 중 2단부로 추정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이송 완료, 한미 공동조사 예정
기술 수준, 외국 부품 사용 여부 등 파악 가능해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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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14:58 | 최종 수정 2023.06.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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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달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를 서해 바다 밑에서 추락한 지 15일 만에 인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군은 6월 15일 오후 8시 50분쯤 '북 주장 우주발사체'의 일부를 인양했다. 인양된 물체는 추후 국방과학연구소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은 추가 잔해물 탐색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양한 잔해는 3단 로켓인 천리마 1형의 2단부로 추정되며 직경 2.5m, 길이 12m에 달한다.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다.
원통형 잔해 표면에는 '천마'라는 글자와 함께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한 마크가 확인됐다.
추가 수색 성과도 있었다.
합참은 지난 5일 서해상에서 추진체 잔해물 일부로 추정되는 직경 2∼3m '훌라후프 모양' 고리를 추가로 인양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지금도 폐어망, 돌멩이, 금속물 등이 (주변 해역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발사체 잔해물인지 그냥 쓰레기인지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천리마 1형에 탑재했다고 주장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비롯해 1·3단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군은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낙하 해상에서 천리마 1형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발견하고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다.
그러나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사체 잔해는 무거운 중량으로 인양 장구에서 이탈, 수심 75m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았다.
발견 당시엔 수면 위로 일부만 노출돼 수 미터 정도 길이로 보였지만, 확인 결과 발사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2m 길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군은 3천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 전투함 등 해군 함정 10여척과 항공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 수십명을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작전은 가시거리가 50cm에 불과한 탁한 시야와 깊은 수심, 빠른 조류라는 악조건 속에 진행됐다.
군은 먼저 2단부의 양 끝에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연결해 인양을 시도했으나, 접합 부위가 끊어지려고 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끊어지려는 부분에 'ㄷ'자 모양의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심해 잠수 작업을 통해 파악한 새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잔해를 해저에서 들어 올렸다.
군은 잔해를 수면 아래 10m까지 들어 올려 추가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한 뒤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구조함의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잠수사가 75m 수심을 견뎌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 가운데 혈중에 질소가 쌓이지 않게 감압하며 물 위로 올라오는데만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릴 만큼 힘든 작업을 거듭한 끝에 얻어낸 결과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 선박이 인근에 출몰하기도 했다.
잔해가 추락한 해역은 한반도와 중국 산둥반도 사이 공해인 한중 잠정조치수역으로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상 공해상에 떨어진 잔해는 먼저 인양하는 쪽이 소유권을 갖는다.
군 관계자는 인양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이 우리 군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 1형을 쏘아 올렸지만, 이 발사체는 1단 분리 후 2단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추락했다.
군은 잔해를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이송했으며, 천리마 1형의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미는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천리마 1형의 잔해를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12월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 잔해 조사 때도 한미 공동조사단이 구성된 바 있다.
당시 조사에는 한국 측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전략무기 전문가,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했으며, 미국 측에서는 옛 소련과 이란 등이 개발한 미사일을 분석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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