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높이뛰기 대표인 우상혁(27·경기 용인시청)이 17일(한국 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25m를 넘어 우승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육상연맹이 매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 10여 명을 초청하는 대회다. 1년에 총 13개 대회에서 쌓인 랭킹 포인트로 순위가 매겨져 상위 6명만 ‘왕중왕전’인 14번째 대회 파이널 진출권을 얻는다. 우상혁은 올해 4위로 파이널에 올랐다.
우상혁이 17일 미국 유진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235m바를 이슬이슬하게 넘고 있다. 다이아몬드리그 'X(옛 트위터)' 캡처
우상혁은 이날 215m, 220m, 225m, 229m, 233m를 모두 1차 시기에서 넘었다.
이어 235m에서 두 번 연속 실패했지만 3차 시기에서 큰 보폭으로 펄쩍펄쩍 뛰어가 배면뛰기(몸을 새우등처럼 뒤로 눕혀서 뛰는 기술)로 날아올랐고, 235m 바(bar)를 살짝 건드렸지만 넘는데 성공했다. 우상혁은 뒤를 돌아보고 바가 떨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 포효했다. 한국 육상 사상 첫 다이아몬드리그 정상에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에서 3번 우승한 주본 해리슨(미국)은 233m 3차 시기에서 넘지 못했다.
이날 기록은 우상혁의 실외 최고 기록과 같다. 우상혁은 우승 상금 3만 달러(약 4000만 원)도 챙겼다.
우상혁이 17일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35m를 넘고서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보여주고 있다. 다이아몬드리그 'X' 캡처
다이아몬드 리그 파이널 우승 트로피. 다이아몬드리그 'X' 캡처
다만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이자 현역 최강자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장마르토 탐베리(이탈리아)는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한 해리슨 등 최정상급 선수 6명이 출전했다.
우상혁은 이어 중국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에 출전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난해 열려야 했으나 코로나19로 1년 늦춰져 개최된다.
우상혁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우상혁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이진택(1998년 태국 방콕, 2002년 부산 우승) 이후 2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