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경력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 받았다. 최 의원이 지난 2020년 1월 이 건으로 기소된 지 3년 8개월을 끌다가 대법원 선고가 나왔다.

최 의원은 이날로 의원직을 잃었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국회의원은 피선거권을 상실해 의원직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강욱 의원이 대법원의 의원직 상실 판결을 받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SBS 유튜브 뉴스 캡처

최 의원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지난 2017년 10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 모 씨가 청맥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조 씨의 대학원 입학을 도운 혐의로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최 의원은 인턴확인서에 ‘조 씨가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매주 2회, 총 16시간 인턴 업무를 수행했다’고 기재했다. 조 씨는 이 서류를 2018년도 연세대·고려대 입학원서에 첨부해 제출, 두 곳 모두 합격했다.

대법 전원합의체의 이날 주요 심리 쟁점은 검찰이 제출한 조 전 장관 자택 PC 저장매체 내 전자정보의 증거능력 여부였다. 이 인턴확인서는 조 전 장관 자택의 PC에서 나왔는데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이 PC를 은닉토록 지시했다. 김 씨는 증거은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PC의 저장매체를 임의제출했다.

1·2심 법원은 이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고 인턴확인서는 허위가 맞다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의원은 상고심에서 PC의 실질적인 피압수자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인데,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 하는 절차에 이들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9명) 심리에는 13명 대법관 중 김선수 대법관이 회피 신청을 해 12명이 참여했다.

대법관 9명의 다수의견은 “하드디스크 임의제출 과정에서 정 전 교수 등은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할 실질적 피압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임의제출 무렵 하드디스크를 현실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김 씨이고, 저장된 전자정보의 관리처분권을 사실상 보유·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도 김 씨”라며 “정 전 교수가 하드디스크 존재 자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 씨에게 교부한 것은 하드디스크 및 전자정보에 관한 지배·관리처분권을 포기하거나 김 씨에게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민유숙·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3명은 “증거은닉범(김 씨)이 본범(정 전 교수)으로부터 증거은닉을 교사 받아 소지·보관하던 본범 소유의 정보 저장매체를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하는 경우 본범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최 의원은 선고 직후 “현재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이 내린 결론이니까 존중할 수밖에 없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며 “무분별한 압수수색 절차와 피해자 인권 보장과 관련한 획기적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는데 헛된 기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bonnylim@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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